"발포 명령자 조사 등 5·18 진상규명·전국화 추진 절실"

[시선집중 이 사람] 김철원 광주M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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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광주MBC 기자

1980년 5월18일 광주민주화운동은 6·25 전쟁 이래 최대의 희생자를 낸 사건이었다. 전시도 아닌데 특정지역을 포위하고 민간인에게 무차별 발포해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것은 상상을 초월한 비극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발포명령 등 그날의 진실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 또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수 있는지 없는지조차 우왕좌왕한다. 국가기념일임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은 이 날이 무슨 날인지, 무엇을 기념하기 위한 날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5·18 역사가 이해받지 못하고 있는 건 언론이 제대로 다루지 않아서라고 생각해요.” 김철원 광주MBC 기자가 ‘광주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여기에 있다. 올해 마흔인 김 기자는 5·18 세대도 아니고 기억에도 없다. 스스로 취재하면서 알게 된 것을 리포트로 공유하고 싶었다. 김 기자는 지난 2013년 ‘33년 전 오늘’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당시 열흘간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집중 보도하고, 3년 뒤인 올 초에는 ‘그들의 광주 우리의 광주’ 10편을 잇따라 내보내며 ‘5·18언론상’과 방송기자연합회의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거머쥐었다.


김 기자는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희생자들이 아직도 많다”고 증언한다. “진상규명을 위해 시위를 한 서울대생은 1년 만에 감옥에서 나왔는데 정신질환을 앓다가 자살했고, 정권 퇴진을 요구하다 붙잡힌 한 예비군은 고문으로 사흘 만에 사망하는 등 다양한 사연을 알게 됐어요. 이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저항 에너지가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는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젊은 층의 관심을 독려하는데 힘썼다. 김 기자는 “댓글 공방을 불러일으켰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유튜브에 올린 12편의 리포트에는 조회수 30만을 훌쩍 넘긴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기자는 올해 5·18 전후로 스토리펀딩을 진행, 1500만원의 후원금을 모아 기부하기도 했다. 다른 지역에 광주 민주화 운동을 알리고자 시작한 펀딩은 5·18 유공자들의 심리치료를 위해 세워진 ‘광주 트라우마 센터’의 소중한 지원금이 됐다.


그는 앞으로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후속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 기자는 “광주 지역에 근로하는 언론인으로서 크게 2가지 숙제가 있다. 발포 명령을 내린 사람과 미국의 개입 등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들에 대한 진상규명이 첫 번째 과제이고, 전국화가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기념일이 되긴 했지만 극우세력은 아직 민주화운동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만큼 전 국민에게 내막을 상세히 전달하는 전국화에 힘쓰겠다”며 “내년 특집다큐를 시즌2로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으면 법조인이나 관료를 하고, 그 속도를 빨리 하려면 기자가 되라는 말이 있잖아요. 언론인들이 앞장서 민주주의나 헌법적 가치를 잘 지켜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 기자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머쓱해하면서도 “좋은 기자가 되고 싶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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