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SK하이닉스 주변 '논 황폐화'

제310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부문 / 전시언 경인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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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언 경인일보 기자

지난해 4월 경찰서를 돌며 하루 3~4시간의 쪽잠을 자던 수습기자 시절, 이천의 한 논에서 폐수로 인해 벼가 고사했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됐다.


곧장 현장을 확인하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전문기관의 도움을 통해 알아봤더니 놀랍게도 반도체를 만드는 SK하이닉스에서 황산 함유량이 많고 전기전도도가 높은 폐수를 하루에 7만5천t이나 방류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메르스 등 여러 가지 이슈와 부서 이동 등으로 후속 취재가 미뤄졌고, 올 3월에야 다시 현장취재에 나섰다. 최근 3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이천 현장으로 달려가 지역 농민과 주민 등을 대상으로 취재했다.


그 결과 문제가 된 논은 결국 SK하이닉스에서 내보는 폐수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처음 기사를 구상한 지 1년여 만에 ‘SK하이닉스 주변 논이 썩어가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 총 6차례에 걸쳐 후속 기사도 썼다. 전문가와 관계기관 등의 과학적 실험을 통해 문제점을 입증하니 책임이 없다며 발뺌하던 SK하이닉스, 이천시, 경기도까지 나서서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후속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과연 이것이 기사화될까?’ 걱정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적도 부지기수다. 그럴 때마다 버틸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분들이 있다. 단순히 직장동료가 아닌, 고민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준 ‘참 선배’였다.


나보다 앞서 벽에 부딪혔던, 이를 경험 삼아 방어벽이 되어준 선배들이 있었기에 기사가 비로소 빛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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