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GO'가 던진 디지털 콘텐츠의 세계
[기고]서상범 헤럴드 HOOC 콘텐츠 팀장
160만명에 라이브 영상 도달
'자유·타이밍·차별성' 삼박자
실황중계보다 전달 방식 중요
이번 취재의 가장 큰 목표는 포켓몬GO의 실행여부, 그리고 생생한 현장 전달이었다. 동영상 콘텐츠가 주력인 HOOC에게는 특히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독자들에게 현장을 전달할 기회였다. 3시간이 넘는 운전 끝에 속초 인근에서 “터졌다!”는 함성이 나왔다. 한계터널을 지나자마자 각종 포켓몬들이 게임에 등장했다. 국내에 포켓몬GO를 할 수 있는 지역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
속초시내로 진입하자 더 많은 캐릭터들이 나왔다. 팀원들은 캐릭터들이 등장할 때마다 “(잡아야 되니) 속도를 줄여라!”는 비명을 질렀다. 정신을 오롯이 유지한 이는 운전대를 잡은 나 하나였다. 그렇게 달려간 속초 엑스포 공원. 오늘의 라이브 지역이었다. 이미 많은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포켓몬과의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오후 5시30분. 우리는 라이브를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했다. 접속자들로 라이브창이 폭발한 것이다. 1시간 동안 진행된 방송은 도달 수 125만, 좋아요 8000개, 댓글은 무려 1만5000여개를 넘겼다. 순간 시청자 역시 방송 내내 4000~5000명을 유지했고 최고 7000명이 넘기도 했다. HOOC과 콘텐츠 제휴 중인 판도라TV를 통한 도달수도 45만을 넘었으니, 이 날 160만 명이 넘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HOOC의 영상이 도달한 것이다.
빠른 타이밍도 한몫 했다. 우리가 도착한 뒤 타사 역시 라이브에 돌입하며 속초발 라이브 콘텐츠는 홍수를 이뤘다. 만약 우리가 조금만 늦었다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지 못했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우리 조직의 자유도라고 생각한다. HOOC은 6년차인 나, 4년차, 3년차 기자, 그리고 인턴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콘텐츠의 성격과 방향에 관해 회사에서는 전폭적으로 우리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 이날 역시 간단한 보고와 함께 속초행이 이뤄졌고, 콘텐츠의 형식 역시 온전히 우리 몫이었다.
한편 편집국과 협업의 성과도 있었다.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작성한 체험기사는 다음날 헤럴드경제 지면에도 가공돼 실렸다. 이날 속초에서 우리가 경험한 것은 디지털 콘텐츠라는 세계의 극히 일부일지도 모른다. 또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는 ‘이슈를 쉽고, 재미있게 독자에게 전달한다’는 명제에는 어렴풋하게 접근했던 경험임은 분명하다. ‘디지털 콘텐츠’라는 원피스를 찾아 항해하고 있는 HOOC의 여정이 더욱 기대되고 설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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