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만점 30대부터 50년 터줏대감까지…감성충만 망원동 주민들을 소개합니다"

'망사스타킹' 연재하는 정원엽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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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고 팍팍한 서울살이. ‘사람 사는 것’이란 무엇일까요? 망사스타킹은 동네에서 놀고, 먹고, 마시고, 나누고, 적응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의외였다. 일탈을 꿈꾸는 여성 기자가 나올 줄 알았다. 망사스타킹하면 우아함과 섹시함을 떠올리는 건 선입견이었을까. 30대로 보이는 젊은 남성 기자가 무심하게 걸어 나왔다. 정원엽 중앙일보 기자는 온라인 홈페이지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망사스타킹’ 연재물을 선보이고 있다.


정 기자는 사내에서 IT에 밝은 젊은 기자로 통한다. 지난 2010년 입사해 사회부와 정치부를 거쳐 국제부로 자리를 옮긴 이후 틈틈이 디지털 재능을 쌓아온 덕분이다. 그는 주말마다 디지털 코딩 교육을 받고 인터랙티브 기사를 손수 만들어왔다. 몰입형 기사를 포함해 지금까지 만든 디지털 기사는 30여 편. 초반에는 아쉬운 점이 눈에 띄었지만 점차 실력이 늘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정 기자의 바이라인이 달려 실제 기사로 유통됐다.



망사스타킹 연재를 하게 된 건 선배들의 적극적인 추천 덕분이다. 매주 목요일마다 온라인용 기사를 써야하는데 디지털 지식에 밝고 데이터저널리즘 등 통계에 능한 기자가 누가 있나 봤더니 한 목소리로 정 기자를 지목했다.


“망사스타킹은 우리가 흔히 아는 그 의미가 아니라, ‘망원동 사람들이 사는 스타일’을 뜻해요. 주로 다루는 소재는 글자 그대로 망원동에 사는 주민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될 겁니다.”


정 기자는 지난해 8월 망원동으로 이사를 온 후 이 곳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게 됐다. 비주류 감성문화가 두드러진 망원동에는 개성있는 30대 젊은 층뿐만 아니라 50년째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한 데 어우러져 있다.


“망원동에는 다양한 친구들이 살고 있어요. 밑에 집은 두 자매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저녁에 동네 주민들을 위한 파티가 열려요. 음악하는 분들, 공방하는 분들, 마을 장터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등이 어울리죠.”


올드 매체가 돼버린 신문은 젊은 층에게 영향력이 줄면서, 2030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창구는 디지털밖에 없다. 정 기자는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통해 망원동에 사는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또래의 고민을 듣는다. 그는 “망원동에도 기업형 건물이 들어오면서 집값이 뛰고 있고, 이들 나름의 고민이 있다”며 “가벼운 터치 속에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전했다.


정 기자는 필드로 다시 돌아가서 디지털 능력을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에게 필드는 정석으로 경험치를 쌓아서 취재력을 키우는 곳이고, 데이터나 통계, 코딩 등을 배우는 건 그 경험치를 빨리 쌓을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들이다. 그는 “이런 능력을 가지고 현장에 나갔을 때 조금 다르게 보이는 게 있는 것 같고, 이런 툴을 써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디지털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우 기자 jw8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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