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 대통령·북한 보도 많아"

<5기 위원들이 말하는 KBS 보도>
'옴부즈맨' 폐지…공정성 노력 포기
"사장 바뀌자 KBS 뉴스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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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해 KBS의 뉴스를 비평하는 프로그램 ‘KBS뉴스 옴부즈맨’이 지난 26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되면서 옴부즈맨 위원들 사이에서부터 ‘공영성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부는 물론 언론시민단체들까지 폐지를 감행한 KBS 비판에 가세하고 나섰다.


‘KBS뉴스 옴부즈맨’은 이날 진행자의 클로징 멘트를 통해 “KBS뉴스를 전문가들의 분석으로 비평해왔던 KBS뉴스 옴부즈맨.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오늘이 마지막 방송이었습니다”라며 폐지를 공식화했다. 지난 2011년 11월부터 월 1회 30분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최근 폐지 수순을 밟으며 구성원들로부터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자신의 임기를 끝으로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데 대해 5기 옴부즈맨 위원들은 “아쉽다” “유감이다”는 반응을 보이며 일제히 “공영성 후퇴”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그동안 언론학회 등에서 추천 받은 외부 전문가 총 5개 기수 30여 명이 옴부즈맨으로 위촉받아 1~2년 간 위원직을 수행해왔다.


▲KBS뉴스를 외부 전문가들이 비평하는 프로그램 ‘KBS뉴스 옴부즈맨’이 지난 26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됐다. 사진은 해당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밝힌 홈페이지 캡처.

일부 위원은 이번 폐지를 방송의 공정성 등을 강화하려는 노력 자체를 포기한 행위로 봤다. A위원은 “프로그램이 아주 큰 역할을 했다고 보긴 어려울지 몰라도 뉴스 공정성에 기여하는 명백한 장치 하나가 사라진 게 굉장히 아쉽다”며 “여전히 편향성, 공정성, 객관성에 문제가 있고 이는 기자, 데스크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최근 공방위나 노조 입장도 반영되지 않아 이런 장치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지 않나”라고 밝혔다.


B위원은 “언론이 공정해야 되는데 요즘 그런 부분이 많이 아쉽다”면서 “공영방송 자체적으로 노력한다는 게 큰 의미가 있는데 그 노력을 그만둔다는 걸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 위원은 고대영 사장 취임 후 KBS의 보도 상황이 더욱 안 좋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C위원은 “사장이 바뀌면서 논조가 너무 많이 바뀌었다. 대통령 중심 보도를 많이 하고 북한 보도가 너무 많아 다뤄지지 못한 이슈가 많았다는 게 전체적인 의견”이라고 비판했다.


D위원은 “‘시청자 데스크’에 들어간다곤 하는데 결국 비중이 약하게 되지 않겠나. 심층성, 불편부당성 문제가 여전하다”며 “옴부즈맨으로 당위적인 비판을 해왔지만 결국 지배구조 개선 등 근본적인 부분이 고쳐져야 개선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전했다.


앞서 언론노조 KBS본부가 프로그램 폐지를 비판한 데 이어 지난 27일에는 언론개혁시민연대, 서울YWCA 등 10개 언론시민단체가 공동성명을 내 ‘미디어 인사이드’, ‘KBS뉴스 옴부즈맨’의 원상복구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시청자의 볼 권리와 비판할 권리를 빼앗아간 KBS의 후안무치한 행태는 공영방송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며, KBS의 주인인 시청자에 대한 전면적인 도전이며, 시청자에 대한 횡포”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2014·2015사업연도 경영평가에서 KBS이사회가 구성·운영하는 경영평가단은 ‘옴부즈맨’을 ‘보도의 공정성’을 확보키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수 차례 거론했다. 특히 2014년도 평가에서는 프로그램의 생중계, 위원들의 의견 반영 결과에 대한 공개 등도 제안한 바 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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