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갈등' CBS, 근로시간단축제 진통 끝 합의

일부 주니어 기자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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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본사. (뉴시스)

임금피크제 도입을 두고 세대 간 갈등으로 치달으며 실마리를 보이지 않던 CBS11개월 만에 노사 제도개선안에 합의했다. 2노조까지 불사하며 강하게 반대해온 시니어 기자들은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일부 주니어 기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는 지난 13일과 14일 양일에 걸쳐 제도개선 노사 합의서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지난 91, 2노조가 회사와 3자 협상을 마무리 지은 데 따른 최종 합의 절차다.

 

이번 투표에는 사고자(휴직, 연수, 특파원 등) 11명을 제외한 239명 중 218명의 조합원이 참여해 91.2%의 투표율을 보이며 찬성 167(76.6%), 반대 51(23.4%)로 가결, 노사는 지난 15일 최종 서명했다.

 

지난해 말 논란이 됐던 임금피크제는 이번 최종안에서 근로시간단축제로 선회했다. 정년 1년 연장안도 폐기됐다. 근로시간단축제는 정년 전 2년 간 시행 예정이다. 58세의 경우 주32시간(4) 근무에 기본급 20% 감액하고, 59세에는 주25시간 재택근무로 기본급 30%를 감액한다는 내용이다.

 

명목상 임금감액은 2년간 총 50%지만 정부지원금과 회사의 추가지원금이 더해지면 실질 감액률은 16% 수준으로 정부지원금 포함해 58세에는 5.8%, 59세에는 10.2%가 감액된다.

 

근로시간단축제 도입에 따라 회사는 시니어 직원에게 지급되는 인건비 47%를 절감해 신규채용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올 초 임금피크제를 두고 크게 이슈가 됐었는데, 이번 합의안에서는 내부적으로 반발을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겠지만 대체로 수용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니어기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이 지배적이다. 지난 3월 임금피크제를 놓고 제2노조까지 결성해 강하게 반발한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촉발된 감액률 최대 50%(유급 안식년 제외)다운사이징 임금피크제를 두고 주니어 기자들과 이견이 갈리며 대립, 결국 지난 1월 임금피크제 시행이 유보된 바 있다.

 

고참 기자들이 속한 제 2노조는 지난 연말에 합의된 건 감액률이 너무 살인적이고 비인간적인 다운사이징 제도였다이번 합의안은 비교적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도가 완화돼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59세에는 재택근무를 통해 퇴직 후를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임금 감축에 대한 반발은 있으나, 회사가 예산 절감을 통해 조직의 선순환을 이룬다고 하니 감내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일자 CBS지부 노조.

시니어 기자들이 대체로 수용하고 있는 반면 일부 주니어 기자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CBS지부 익명게시판에는 회사 발전을 위해 오늘도 우리 젊은 날을 바치는 주니어들이여 깨어서 행동하자.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찾자” “결국은 누리는 자는 다 누리고 나머지는 고생하는 것이다” “통탄을 금할 수 없다. 주니어 세대들에게 크나큰 패배감과 상처만 남겼다등 비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투표에서도 23%가 반대표를 보였다.

 

CBS의 주니어 기자는 이번 합의안은 순전히 제2노조를 위한 것이라며 예전엔 노조가 강성이었는데 둘로 쪼개지며 제2노조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CBS의 기자도 선배들이 회사의 미래나 후배들의 앞날은 생각 안하고 자기들의 밥벌이 걱정만 하고 있다지금도 선배들은 일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신규채용도 더디니 악순환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로 주니어 기자들이 속한 제1노조 CBS지부는 불만이 있는 조합원들이 많지만 제2노조가 강하게 나온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단은 이대로 가자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날 합의안에서는 근로시간단축제 외에도 인센티브 방식 성과평가제, 비연고지수당 현실화, 연봉직 사원 처우개선, 직무수당제 등 다양한 내용이 노사개선안에 담겨 일괄 합의됐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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