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 게이트

제308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 부문 / 안성모 시사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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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모 시사저널 기자

세월호를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일종의 부채감이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지난해 1주기 때 미처 못다 한 이야기와 2년이 지나도록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찾고자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이 세월호 반대 집회에 ‘탈북자 알바’를 동원한 사실이 담긴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어버이연합의 2014년 집회 관련 회계 내용이 담긴 장부에는 세월호 반대 집회뿐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심지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반대하는 집회에도 ‘알바’가 동원된 것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어버이연합, 세월호 반대 집회에 알바 1200명 동원 확인’ 기사부터 내보냈습니다.


그 이후 매주 한 걸음씩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어버이연합 핵심 인사들을 직접 취재해 ‘청와대가 보수집회 지시했다’ ‘청와대 행정관이 집회 열라고 문자 보냈다’ ‘집회 지시 안 들으면 예산 지원 다 잘라라 했다’ 등 기사를 잇달아 보도해 ‘청와대 지시설’을 공론의 장으로 끄집어냈습니다.


해당 청와대 행정관은 출판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비롯해 법적 대응에 나선다고 했습니다. 시사저널이 어버이연합 핵심 인사를 회유·협박했다는 터무니없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이에 시사저널은 어버이연합 핵심 인사들의 추가 증언을 후속 보도하는 한편 관련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법원은 5월10일 해당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어버이연합 핵심 인사들의 진술 등에 비추어 시사저널이 이 사건 기사와 같은 내용의 의혹을 품을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법원 판결에 이은 한국기자협회의 ‘이달의 기자상’ 수상은 여기서 멈추지 말고 더 정진하라는 격려라고 생각됩니다. 한 보수단체의 ‘집회 알바 동원’으로 불거진 이번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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