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위주 조직문화·취재관행 등 여기자 저평가 요인 바로잡겠다"

채경옥 한국여기자협회장(매일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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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설립된 한국여기자협회는 2004년부터 사단법인으로 탈바꿈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현재 25개사·1100여명의 여기자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여기자협회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비상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원대한 포부보다는 회원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통해 여기자들의 권익 증대는 물론 역량 향상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말 취임한 여기자협회 채경옥 신임 회장(매일경제 논설위원)은 2년 임기 동안 여기자들이 사회 안팎에서 저평가되는 구조적 문제점 등을 바로잡는 데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채 회장은 “여기자의 수가 과거와 비교해 크게 증가했지만 언론인으로서 커나갈 수 있도록 공정한 인사와 평가제도가 정착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여기자가 아직 조직 내 소수이다 보니 인사·평가 등 조직 전반의 시스템이 남성 위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리천장(여성 등이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은 물론 부서배치에서 불이익을 받는 ‘유리벽’ 등의 문제를 낳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사회의 ‘리트머스 종이’인 언론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채 회장은 “언론사 내 인사평가를 하는 사람들이 남성이다 보니 남자 기자를 평가할 때의 잣대를 여기자에게도 똑같이 적용한다. 이 때문에 ‘로열티가 약하다’거나 ‘튄다’는 식의 평가가 나온다”며 “언론이 나서 여성의 사회진출을 장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면 나머지 공공부문, 정부부문, 기업부문 등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채 회장은 인사·평가는 물론 취재관행 등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벽 6시에 나와 밤 12시까지 근무해야 한다는 식의 ‘농업적 근면성’도 가부장적 문화에선 당연시 되지만 또 다른 형태의 ‘열정 페이’”라며 “여기자들에게 일과 가정·육아 등을 사이에 두고 결단을 강요하는 문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젊은 여기자들의 비율이 일정 연차 이하에선 50%를 차지하는 등 고무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늘어나는 수치도 중요하지만 그 숫자가 위로 가도 유지될 수 있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인사·평가, 부서배치 등에서 능동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여기자들에 대한 변화도 당부했다. 채 회장은 “여기자들이 저평가된 부분이 크지만 여기자 역시 위로 올라갈수록 부서원과의 관계, 자기희생 그리고 로열티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며 “사내 네트워크 등에 대한 관심과 함께 자신의 발전을 회사 발전으로 연결시킬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자협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하거나 확대할 방침이다. 채 회장은 “사내 연수선발에서 여기자들이 불리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국내외 연수기회를 넓히고 다른 분야 여성 리더들과의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차장이나 차장 승진을 앞둔 여기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리더십 세미나를 부장급, 국장급, 임원급 등 각 단계별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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