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로 살해위협…법무부의 은밀한 폭행

제307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부문 / CJB청주방송 황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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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B청주방송 황상호 기자

세렌디피티, 우리말로 준비된 우연쯤 해석될까. 나는 아직도 경찰서 문턱이 낯선 6년 차 사회부 기자다. 그냥 나도 모르게 경찰이 밉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렇다. 그날도 강력팀 사무실로 들어갈까 말까 경찰서 로비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그런데 한 중국인 가족이 무슨 일인지 헤매고 있었다. 짧은 중국어로 물어보니, ‘경찰서’를 ‘검찰청’으로 착각해 잘못 온 것이었다. 직접 차로 검찰청으로 안내해 드리고 명함 한 장을 건넸다.


한 달 뒤. 중국인, 우즈베키스탄인, 키르기스스탄인 등 외국인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모두 청주 외국인보호소에 갇혀 있는 아시아계 불법 이주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을 통해 감춰져 있던 법무부 직원들의 폭력의 실상을 들을 수 있었다. 통제에 따르지 않는다며 총기로 살해 위협을 하고 때리고 무시하고. 기사에 다루지는 않았지만 전기충격기까지 들었다는 말까지 나왔다.


취재가 참 어려웠다. 청주 외국인보호소는 법무부 산하다. 법을 잘 아는 조직이다. “기자 같은 것들”이라며 시작부터 어깃장을 놓더니 나중에는 외국인과의 면회도 금지했다. 유엔이 정한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 규칙’ 위배다. 이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전화통화로 제3 인물을 통해 자료를 받아 계속 취재했다.


한국기자협회에서 받는 첫 상이다. 참 감사하다. 하지만 받지 않아야 할 상이기도 하다. 우여곡절 끝에 사건의 목격자를 찾아 경찰이 모두 폭력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지만, 요즘 검찰 수사가 마뜩잖다. 독직폭행 기소율 0.013%. 검찰 수사 초기 준 구속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말하더니 요즘 말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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