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조화와 균형을 위해

[그 기자의 '좋아요'] 신욱 SBS CNBC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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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욱 SBS CNBC 차장대우

매달 가족과 함께 즐기는 ‘휴양림 여행’


벌써 거의 넉 달 전 얘기가 됐지만 올해 첫 날 아침에도 눈을 뜨고 가장 먼저 한 일은 휴양림 예약이었다. 9시 정각. 숙취의 괴로움 속에서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에 접속해 ‘광’ 클릭 돌입. 다행히 이번에도 2월 마지막 주말 충남 예산에 있는 ‘봉수산휴양림’ 숲속의 집 예약에 성공했다. 이것이 매달 1일 아침이면 반복되는 내 모습이다. 벌써 5년째다.


되돌아보면 기자가 아닌 생활인 남편과 아빠로서 내 점수는 ‘낙제’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이른 아침 출입처로 나가 퇴근 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취재원들과의 술자리가 10년 넘게 반복됐고, 그만큼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자주 만나지 못하면서 지인들과도 연락이 소원해졌다. 이런 가운데 새롭게 찾은 해법이 숲속의 집을 예약해 떠나는 휴양림 여행이다.


휴양림 여행은 먹거리만 준비하면 되기 때문에 캠핑보다 준비물도 훨씬 단출하다. 예약이 어렵다는 인식이 있지만 국립 휴양림 외에도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곳도 많아서 생각보다 수월하다.


전자기기와 멀어진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놀거리를 찾고, 가족들끼리만 있으니 요리를 하거나 산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많아진다. 자주 보기 어려운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 바비큐 파티를 벌이며 소원해졌던 관계를 회복하기에 적합하다.


이것이 내가 매달 휴양림 여행을 즐기는 이유다. 고단한 일상 속에서 훼손된 소중한 이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훼손된 삶의 ‘조화와 균형’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달 휴양림 여행은 단양으로 떠난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째 아이의 같은 반 친구들 두 가족을 초대했다. 아이들끼리 맘껏 뛰어 놀게 할 것이다. 미니빔 프로젝터로 야외 영화관도 만들어 줄 작정이다. 별빛 가득한 밤하늘을 보며 나누는 술 자리 속에서 ‘응답하라 1988’에서처럼 학부형들끼리도 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이들이 외로워한다. 하지만 함께 하자고 먼저 손을 잘 내밀지는 않는다. 휴양림 여행으로 스스로 먼저 시작해 보는 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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