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가 ‘여소야대’의 구도가 되면서 향후 언론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언론관계법 개정을 놓고 이견이 없는 데다 야당 공천을 받은 MBC 출신들이 대거 20대 국회에 입성하면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박영선·정동영 의원(이상 4선), 노웅래 의원(3선), 박광온·신경민 의원(이상 2선), 김성수·최명길 당선자(초선) 등이 MBC 출신으로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KBS이사회(정부·여당 7명, 야당 4명)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여당 6명, 야당 3명)의 경우 그동안 정부·여당 추천 인사들이 ‘머리수’를 앞세워 무리하게 안건을 처리하면서 비난을 샀다.
이 때문에 야당은 20대 국회에서 청와대, 방송통신위원회, KBS·방문진 이사회로 이어지는 수직 구조화된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사장 선임제도 등을 손질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이상돈 당선인(비례대표)은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MBC 출신의 더민주당 의원들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민주당 최명길 당선자(서울 송파구을) 역시 언론관계법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을 언급했다.
최명길 당선자는 “공영방송 지배구조뿐 아니라 방문진 및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여야 추천 몫 등을 관련법 개정이나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개선할 수 있을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재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차지한 의석수와 협조 가능성을 봤을 때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의당 역시 언론법 개정에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당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지상파방송의 독립성, 공정성 강화 △YTN·연합뉴스 정상화 및 종편 규제 △지역방송 발전 및 공공성 강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의당 추혜선 당선자(비례대표)는 “MBC녹취록 청문회와 해직기자 문제를 비롯해 현 정권에서 추진했던 법안이나 시행령 등이 논의 대상이 될 것 같다”며 “5인 미만 인터넷신문을 강제 퇴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응법을 지난해 같은 당 정진후 의원이 내놓았는데 재발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재선에 성공한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경남 진주갑)은 언론인 처우 개선을 위해 언론인공제회법안을 재발의할 예정이다. 언론인공제회법에는 언론인 복지증진 등을 위해 언론인공제회 설립과 언론인 퇴직연금 사업을 위한 언론진흥지원금 지급 근거 등이 담겼다.
박대출 의원은 “19대 국회 때 언론인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한국언론인공제회법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20대 국회에서도 다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종편사 관계자는 “20대 국회가 아직 출범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소야대의 정국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견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도 “종편에 대한 심의와 규제를 좀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한편, 내년 종편 재허가 심사에서도 단서조항을 많이 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성신여대 김정섭 미디어영상연기학과 교수는 “공영방송 이사진을 구성할 때 여야 추천 몫을 줄여 각 직능단체 대표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나 대통령 추천 몫을 빼고 여야 추천으로 하되 여야 간 합의한 인사로만 구성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며 “사장 선임 등 중요한 현안을 의결할 때 특별다수제(3분의2 이상 동의)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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