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힘에 어뷰징 사실상 퇴출…언론사 UV 급감

뉴스제휴평가위 심사 맞물려
순방문자수 최대 40% 감소
트래픽 줄면서 매출도 하락
차별화된 콘텐츠만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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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반복 전송 기사(어뷰징)나 검색어 기사가 발 들여놓을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과거엔 이런 형태의 기사가 투입되는 인력이나 비용에 비해 트래픽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 일부 언론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신문사들이 발 담갔다. 신문사 입장에선 눈앞의 효과가 크다보니 ‘트래픽 유혹’을 떨쳐내지 못했지만 내부에서조차 ‘거품’이란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활동이 지난달부터 시작되면서 이런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기자협회보가 닐슨 코리안클릭에 요청한 자료(상위 10개사 기준·통신사 제외)에 따르면 조선(-17.8%) 동아(-14.7%) 아경(-9.2%) 중앙(-7.4%) 매경(-13.2%) 헤럴드(-31.3%) 한경(-15.5%) 서울(-19.1%)의 3월 마지막 주 UV(순방문자 수)는 뉴스제휴평가위의 평가가 시작되기 직전인 2월 넷째 주(2월22~28일)보다 7~32%가량 줄어들었다. 이 기간 순방문자 수가 늘어난 곳은 머투(2.0%) 경향(0.5%) 등이다.


특히 뉴스제휴평가위의 제재에 대비해 지난 1월부터 기사 어뷰징 등을 줄여온 점을 감안하면 감소폭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뉴스제휴평가위가 심사 규정을 발표한 올해 1월7일 직전 UV(1월4~10일)와 3월 마지막 주 UV를 비교하면 조선(-22.7%), 동아(-3.4%), 머투(-12.9%), 아경(-3.2%), 중앙(-18.8%), 매경(-20.2%), 헤럴드(-32.6%), 한경(-15.7%), 서울(-39.7%), 경향(-19.4%)이 3~40%가량 쪼그라들었다.


이슈 발생에 따라 순방문자 수가 요동칠 수 있지만 두 자릿수 넘게 등락한다는 것 자체가 정상적 흐름은 아니라는 게 언론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순방문자 수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언론사들이 뉴스제휴평가위 주요 제재 대상인 어뷰징 기사와 검색어 기사 등을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뉴스제휴평가위는 지난달 2일 양 포털서 적발된 중복·반복 기사의 경우 지난해 12월 일평균 대비 9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기사 어뷰징이 줄면서 하루 생산하는 기사 수가 급감했고 이에 따른 순방문자 수나 페이지뷰 감소는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눈앞에서 트래픽과 온라인 분야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손 쓸 방도가 없다는 점이다. 경영진 입장에선 좋은 기사를 더 쓰라고 재촉하지만 이마저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언론계 공통적인 반응이다. 기사 꼭지에만 목 멜 경우 기자들의 부담만 가중되기 때문에 공들인 기사보다 ‘손쉬운 기사’로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종합일간지 온라인부서 기자는 “기자들이 기사 숫자에 부담을 느낄 경우 창의적 기사보다 손쉽게 쓸 수 있는 기사만 신경 써 결국 ‘앉은뱅이 기사’만 양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부작용을 제공한 원인은 뉴스유통시장을 장악한 거대 포털에도 있지만, 독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공급자 위주의 콘텐츠를 제공한 언론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관건은 앞으로 관행적 업무량을 줄이고 남는 역량을 차별화된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쏟아 붓을 수 있느냐다.
실제 중앙일보 노조가 ‘디지털 혁신 100일’을 맞아 지난달 24~30일 실시한 설문조사(노조 조합원 101명 중 81명 참여) 결과에 따르면 평기자의 57.5%가 편집국 업무량 변화에 대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답했고, 가장 큰 이유로 ‘회의와 아이디어 발제 증가’(86점·5점 척도로 측정 후 100만점으로 환산), ‘매거진-일간지 업무조정이 안 됨’(84점), ‘보고체계 복잡함’(82점) 등을 꼽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독자들이 미디어를 소비하는 ‘창’이 웹에서 모바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는데 모바일 시장마저 손쓸 수 없는 지경까지 다다르고 있다는 점이다.


또다시 포털 모바일에 걸릴 만한 기사를 생산하거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읽힐 만한 색다른 기사를 쓰지 않으면 ‘죽도 밥도 되지 않는 상황’까지 이른 셈이다. 일부 언론사들이 VR(가상현실)저널리즘 등 동영상 강화로 위기 탈출을 모색하지만 갈 길이 먼 상황이다.


기자들이 ‘제너럴리스트’에서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 변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머니투데이 유병률 디지털뉴스부 부장은 “독자들이 감동이나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뉴스 콘텐츠가 절대 부족하고 출입처 중심의 콘텐츠가 많다는 게 문제”라며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에서 독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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