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언론' 위해 광고는 과감히 버렸습니다"

비영리 인터넷언론 '팩트올' 이범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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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언론 설립에 공감하는 기자들의 네트워크만 만들 수 있다면 세상은 좀 더 달라질 겁니다.”
광고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비영리 언론’, 낯설기도 하지만 우선 가능할지 누구나 한 번쯤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이처럼 신선하면서도 파격적인 실험에 전직 언론인들이 의기투합했다. 주인공은 팩트올 이범진 발행인(전 조선일보·주간조선 기자)과 팩트올 이재우 편집인(전 스포츠조선 기자)이다. 이들은 팩트올 설립과 함께 2년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신문 태생과 함께 200년 넘게 동고동락한 광고를 훌훌 털어버리고 미디어의 ‘홀로서기’가 가능할까. 하지만 미국의 팩트체크, 텍사스 트리뷴, 프랑스 메디아파르, 독일 코렉티브 등 세계적 흐름에 우리만 역행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팩트올 이범진 발행인(오른쪽)과 이재우 편집인(왼쪽)은 기존 언론과 달리 광고수익을 거부한 ‘비영리 언론’을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특히 ‘바른 언론’을 세우기 위해선 같은 생각을 가진 기자들 간 연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장(場)을 만들기 위해 ‘팩트올’을 세웠다. 순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전통 수익 모델인 ‘광고’도 과감히 내던졌다.


이범진 발행인은 “고액 후원자들을 확보해 주주로 영입, 지속적인 펀딩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며 “지금처럼 언론이 신뢰를 잃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기사’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우선 여기에 집중, 추후 그 콘텐츠에 살을 붙여 출판이나 다른 콘텐츠로 영역을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즌1’을 거쳐 2014년 9월 정식 출범한 팩트올은 12명의 주주들이 모은 자본금 3억2000만원으로 운영된다. 팩트올 기자 수는 모두 5명이다.


이 발행인은 “주주를 모을 당시 정치인, 재벌 등 특정 조직과 이해관계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학계나 개인들을 찾아 다녔는데, 뜻을 같이 해주신 분들 역시 정치 지망생 등을 받지 말아달라는 반대조건을 내걸었다. 세상은 생각보다 뜻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또 한번 느꼈다”고 강조했다.


심층기사와 팩트 체크를 양 축으로 삼는 팩트올은 광고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모델이다. 이 때문에 취지에 공감하는 기자들의 네트워크 구축에 힘쓰고 있다.


그는 “신뢰는 한번 쌓기가 힘들지, 쌓고 나면 정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며 “지방기자들 중 여러 이유로 취재를 하고 난 뒤 보도하지 못한 ‘묵힌 기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기사에 합당한 원고료를 지불하고 기사로 사용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별 언론사의 부침과 달리 같은 생각을 가진 기자들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면 정권, 권력, 재벌 등도 터치 못하는 네트워크가 생길 것이고 그거야 말로 제대로 언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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