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의 한국기자상 수상은 집안 영광"

제47회 한국기자상 시상식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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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제47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이 열렸다.

4일 제47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이 열린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은 수상자를 축하하러 온 동료와 가족들로 북적였다. 수상자들의 울림이 있는 수상소감은 기자정신이 무엇인지를 참석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언론사 사장들과 편집국장들은 자사 기자들의 수상에 큰 박수를 보내며 취재 과정의 노고를 격려했다. 특히 3년 연속 한국기자상을 받은 KBS 노윤정 기자는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축하하는 가족들로 북적인 시상식


자리가 모자랄 정도였다. 4일 열린 제47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은 수상자를 축하하기 위한 가족들로 그 어느 때보다 북적였다. 50여명의 가족, 친구들은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찾아와 수상자에게 박수를 보냈다.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을 보고자 엄마 손을 잡고 온 어린 아이들도 예쁘게 차려입고 신이 난 모습이었다.


‘부끄러운 기록, 아동학대’로 한국기자상을 받은 한겨레신문 하어영 기자의 아내 현시원씨는 “영상을 통해 아동학대 뿐만 아니라 지난해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며 “특히 사진과 경제, 지역 부문으로 나눠서 소개해 더욱 눈여겨볼 만 했다”고 말했다.


‘재향군인회 돈 선거 의혹 및 향군 비리 커넥션 추적’으로 수상한 이승욱 시사저널 기자의 장모 한하연씨도 “그동안 사위가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 한 게 보답 받는 것 같다”며 “사위의 한국기자상 수상은 집안 최고의 영광”이라고 했다.


한자리에 모인 언론계 선후배들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시상식을 찾은 각 언론사 회장과 사장, 편집국장 등은 단상에 올라간 수상자들을 흐뭇한 모습으로 지켜봤다.


이날 시상식에는 경기일보 신선철 회장과 최종식 편집국장, 경향신문 박래용 편집국장, 매일경제 손현덕 편집국장, 한겨레 정영무 사장, 한국일보 이준희 사장과 황상진 편집국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수상작을 소개하는 동영상이 나오거나, 수상소감이 나올 때마다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


경향신문 박래용 편집국장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올랐던 이완구 전 총리의 유죄 판결로 망자의 원혼을 조금이나마 달래드린 것 같다”며 “그동안 수고한 후배들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한국일보 이준희 사장은 “지난 몇 년간 회사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후배들이 여전히 최고기자로서의 자질을 잘 가꿔온 것에 대해 고맙고 대견하게 생각 한다”며 “앞으로 이런 우수한 기자들이 있기 때문에 한국일보가 우리나라 대표언론으로 다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고 했다.

▲한국기자상 시상식 참석자들이 수상자들의 소감을 듣고 있다.


노윤정 기자, 3년 연속 한국기자상 쾌거


이번 한국기자상은 유독 숫자 ‘3’에 의미가 있었다. 노윤정 KBS 기자는 3년 연속 한국기자상 수상을 하는 쾌거를 올렸고, 한겨레신문과 부산일보도 이번 상을 포함해 총 3회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한국기자상과 뜻 깊은 인연을 이어나갔다.


‘끌려간 소녀들, 버마전선에서 사라지다’로 한국기자상을 받은 KBS 노윤정 기자는 “큰 상을 3번이나 연속으로 받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한 시간 서있으면 모기에 50번 이상 물리는 곳에서 취재를 하면서 할머니들이 이런 곳에 계셨다는 걸 알고 마음이 안타까웠다. 할머니들이 모두 다 해결됐다고 할 때까지 언론으로서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끄러운 기록, 아동학대’로 같은 상을 수상한 한겨레 임인택 기자는 “‘슬픈 진실은 슬프게 말하라’고 하듯이 아픈 진실은 아프게 어른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보도로 아동학대 사망 정도는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과욕이었던 것 같다. 아이들 희생으로 이 상을 받은 만큼 그 의미 오랫동안 간직할 것”이라고 전했다.


‘생태하천 20년, 방향 잃은 물길’로 상을 받은 부산일보 박진국 기자 또한 “훌륭하신 동료기자들의 철저한 저널리즘 정신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며 “지속적으로 보도가 되도록 인터랙티브로 구현했는데, 앞으로도 감시와 견제를 하는 언론의 역할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국기자상을 3차례 수상한 한겨레 임인택, 하어영 기자(사진 왼쪽)와 부산일보 박진국 기자


비리 파헤친 저널리즘 돋보여


올해 한국기자상은 유독 권력의 비리와 유착관계를 조명한 작품이 많았다. 취재보도부문에서 한국기자상을 수상한 경향신문, 시사저널, 한국일보 기사는 모두 우리 사회의 암적인 모습을 캐냈다.


경향신문은 ‘성완종 최후의 인터뷰, 리스트 파문’을, 한국일보는 ‘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추적’, 시사저널은 ‘재향군인회 돈선거 의혹 및 향군 비리 커넥션 추적’을 보도했다.


경향신문 이기수 기자는 “며칠 전 성완종 회장 장남으로부터 ‘아버지 생각이 난다’며 메시지가 왔다. 아버지 육성 인터뷰가 법정에서 공개되고 죗값을 받은 사람들을 보며 만감이 교차했을 거라 생각 한다”며 “망자의 인터뷰로 상을 받아 마음이 무겁다. 하늘에서 보고 있을 성 회장과 가족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밝혔다.


시사저널 이승욱 기자도 “시사저널은 지금까지 ‘강한 뉴스’를 지향해왔다”며 “이번 한국기자상 수상을 통해 “강한 뉴스,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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