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개 단체가 '대전일보 정상화'에 나선 까닭은

기자협회 언론자유특위 등 대책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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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대기발령-고소-가압류-해고.' 2년째 이어진 대전일보 노사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언론계와 노동·사회단체가 힘을 모았다. "대전일보 사태는 지역 전체의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대전일보 정상화! 민주노조 지키기 범시민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결성' 기자회견이 3일 대전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열렸다. 공대위에는 한국기자협회 언론자유특별위원회, 언론노조대전충남노조협의회 등 언론계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전지부, 노동·시민사회단체 등 42단체가 참여했다.


▲3일 대전지검 정문 앞에서 대전일보 정상화 민주노조 지키기 범국민공동대책위원회 결성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이대식 공대위 공동대표(민주노총 대전본부장)는 "대전일보는 지역의 오랜 언론사로 큰 역할을 하던 곳이다. 그런데 2014년 3월 언론노조 대전지부가 생긴 후 노조원들이 각종 징계와 해고로 탄압받고 있다"며 "대전일보는 지역 이름이 그대로 명명된 언론사다. 주민의 눈과 귀가 돼주는 기자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이 사태를 지역 전체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일보 사태는 지난 20143월 장길문 기자가 새 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전국언론노조에 가입하면서 시작됐다. 노조는 그해 4월부터 시작된 임단협이 난항을 겪자 언론노조에 임단협 교섭권을 위임했다. 그 뒤 사측은 사진기자인 장 위원장의 5년 전 사진기사를 문제 삼아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당시 사측은 "해당 사진은 장 기자가 직접 찍지 않았다"면서 정당한 정보수집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기자들은 이를 두고 사측의 노조 압박이라고 주장했다. 임단협은 지지부진했고 사측이 장 위원장을 뒷조사까지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9월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대전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길문 지부장에 대한 부당 대기발령 즉각 철회하라"촉구하고 있다.

그해 9월 사측은 장 위원장에게 대기발령을 통보했다. 다음 달엔 장 위원장을 '사진 도용·차용 및 위·변조의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장 위원장은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통해 원직 복직했다가 비편집국 전보, 충북 충주 취재기자로 발령받았다. 그사이 검찰은 장 위원장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해를 넘기자 노사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사측은 장 위원장뿐 아니라 노조 집행부를 다른 지역으로 전보 조치해 기자들의 반발을 샀다. 20158월 사측은 "노조가 대전일보의 화보집 발행 비판성명을 발표해 판매부진으로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며 노조 집행부의 부동산에 대해 총 5억원의 손해배상·가압류를 청구했다.


이에 반발하던 장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결국 해고됐다. '지난 5년간 타인의 사진 수십 장을 본인의 것으로 속였고 같은 기간 사진 7장을 위·변조해 원본이라고 속인 후 회사에 제출, 대전일보에 게재한 것'이 해고사유다.

 

지난 연말에도 오·탈자를 6번 낸 편집기자가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다. 송영훈 노조 부위원장(전 한국기자협회 대전일보지회장)은 '지난해 6월 대전세종충남기자협회가 발표한 성명의 작성과 유포를 주도했고 성명에 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내용이 담겼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소당한 상태다. 이 성명의 제목은 '대전일보사는 기자의 인권을 짓밟지 마라'다. 또 사측은 장 위원장에 대한 검찰의 '혐의없음' 결론에 항고했고, 검찰은 재수사 명령을 내렸다.


▲2015년 10월13일 전국언론노조가 노조 집행부에 대한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공대위는 대전일보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먼저 대전일보 노조가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나서는 1인 시위에 동참하고, 오는 3월에는 대전일보 사장과의 면담을 추진한다. 또 민변을 통한 법률 지원단 활동도 벌일 예정이다. '대전일보 사태'를 알리기 위한 정기 선전전과 카드뉴스 등 웹 선전물로 SNS 홍보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동훈 전국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충청권 유력 일간지라는 대전일보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정직과 해고 등 무자비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노조원과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들이 공대위 결성으로 다시 힘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길문 대전일보 노조위원장은 "내부적으로 바른말 하지 못하는 기자들이 어떻게 양심적으로 취재하고 기사를 쓰겠느냐""저희 힘으로 풀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제 대전일보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힘들겠지만 열심히 싸우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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