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취재는 처음부터 난항이었습니다. 학교 측 사람들과 겨우 연락이 닿았지만 "모르겠다" 혹은 무응답으로 일관했습니다. 동영상만으로 보도를 해야 하는지 고민을 거듭했지만 사실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다음날 동이 트기도 전에 발생 학교로 추정되는 곳을 찾았고, 학생과 학교 관계자, 피해 교사까지 만나 마침내 사실 확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 교권 침해의 전반적인 현실을 되짚고, 기간제 교사의 처우와 교권 보호 방안의 실효성, 학생 처벌 수위를 둘러싼 논란까지 공론화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보도의 파장이 생각보다 컸기에 교권 침해의 현실을 알리고, 당국의 후속 조치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피해 교사가 신분상의 제약으로 말 못할 속앓이를 한 건 아닌지에 대한 취재 부족과 가해 학생들에 대한 ‘신상털기’라는 부작용, 일부 학생을 구속까지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조치인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완결 짓지 못한 과제입니다.
1년 남짓 기간제 신분으로 교단에 서봤기에 제 일처럼 취재에 열중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기자로서의 보람과 언론의 역기능까지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됐습니다. 이번 보도를 통해 적어도 선생님이 맞아가면서 교단에 서는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기를 부디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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