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빗자루로 때리고 욕설하는 학생 '짓밟힌 교권'

제304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 / YTN 우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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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우철희 기자

퇴근 후 SNS를 통해 캡이 보낸 동영상 하나가 날아들었습니다. 열어본 순간 충격은 '메가톤급'이었습니다. 심지어 피해 교사가 정규직이 아닌 기간제 교사 신분으로 추정된다는 제보자의 말은 더욱 취재 욕구를 끓어오르게 했습니다.


하지만 취재는 처음부터 난항이었습니다. 학교 측 사람들과 겨우 연락이 닿았지만 "모르겠다" 혹은 무응답으로 일관했습니다. 동영상만으로 보도를 해야 하는지 고민을 거듭했지만 사실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다음날 동이 트기도 전에 발생 학교로 추정되는 곳을 찾았고, 학생과 학교 관계자, 피해 교사까지 만나 마침내 사실 확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 교권 침해의 전반적인 현실을 되짚고, 기간제 교사의 처우와 교권 보호 방안의 실효성, 학생 처벌 수위를 둘러싼 논란까지 공론화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보도의 파장이 생각보다 컸기에 교권 침해의 현실을 알리고, 당국의 후속 조치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피해 교사가 신분상의 제약으로 말 못할 속앓이를 한 건 아닌지에 대한 취재 부족과 가해 학생들에 대한 ‘신상털기’라는 부작용, 일부 학생을 구속까지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조치인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완결 짓지 못한 과제입니다.


1년 남짓 기간제 신분으로 교단에 서봤기에 제 일처럼 취재에 열중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기자로서의 보람과 언론의 역기능까지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됐습니다. 이번 보도를 통해 적어도 선생님이 맞아가면서 교단에 서는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기를 부디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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