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상했다. 더 이상 괴담이라 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도 정부의 태도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론스타 외에 추가로 제기된 두 건의 ISD는 대응 부처조차 다르다는 얘기를 접했다. 확인 결과 정부조직 상 통상교섭본부가 사라진 이후 ISD와 같은 국제중재사건을 총괄할만한 부처는 없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돼버린 것이었다.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제가 어렵다거나, 이미 여러 번 나왔다는 이유로 방관하지 말자는 데 팀원 모두가 공감했다. 대신 ISD를 현실로 인정하고 정부가 실질적으로 대처할 채비를 하라는 ‘앞으로’의 문제에 집중했다. 취재 당시 비준을 앞두고 있던 한·중 FTA의 ISD 조항을 들여다보게 된 것도 같은 이유였다.
ISD라는 제도 자체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 등을 더 다루고 싶었지만 독자 입장에서 지나치게 전문적인 것은 장벽이었다. 같은 이유로 조금이나마 ‘쉽고 친절한 기사 작성’은 이번 시리즈 내내 가장 큰 과제기도 했다. 무지한 기자에게 ISD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아주 편하게 설명하고 전달해준 민변의 김종우 변호사께 특히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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