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탐사 보도

제304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통신 / 한겨레21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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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정은주 기자

한겨레21 마감을 끝내고 2014년 4월19일 전남 진도행 첫 아침 버스를 탈 때만 해도 아이들을 기다리는 부모들을 당연히 취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닷새 만에 기자는 이미 ‘기레기’로 낙인 찍혀 있었습니다. 명함을 내미는 순간 부모들의 시선은 싸늘하게 변했습니다. 단 한 명의 부모도 인터뷰하지 못하고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지난 1년9개월은 그 취재 현장에서 무기력했던 나를 반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2014년 7~8월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38일간 800km를 걸었고, 2015년 4월 참사 1주기를 맞아 새로운 진실을 발굴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 3월 실제로 세월호 기록을 입수해보니 앞이 캄캄했습니다. 진실의 조각이 산산조각 깨져 그 실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흩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할 때 기꺼이 ‘함께하자’고 손을 내민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손들을 마주 잡고 조각을 하나하나 맞춰나간 지 어느덧 10개월째입니다. ‘프로젝트팀’을 구성하지 못했다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습니다. 오늘도 하나씩 퍼즐을 맞춰나가고 있지만 세월호의 진실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그래도 ‘프로젝트팀’은 짙은 안갯속을 계속 헤맬 작정입니다. 이렇게 헤매는 것이 이 안개를 헤쳐나갈 유일한 길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침몰 현장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힘겹고 버겁습니다. 도망가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선후배들께서 포기하지 말라고 다독여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끝까지 힘을 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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