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9개월은 그 취재 현장에서 무기력했던 나를 반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2014년 7~8월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38일간 800km를 걸었고, 2015년 4월 참사 1주기를 맞아 새로운 진실을 발굴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 3월 실제로 세월호 기록을 입수해보니 앞이 캄캄했습니다. 진실의 조각이 산산조각 깨져 그 실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흩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할 때 기꺼이 ‘함께하자’고 손을 내민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손들을 마주 잡고 조각을 하나하나 맞춰나간 지 어느덧 10개월째입니다. ‘프로젝트팀’을 구성하지 못했다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습니다. 오늘도 하나씩 퍼즐을 맞춰나가고 있지만 세월호의 진실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그래도 ‘프로젝트팀’은 짙은 안갯속을 계속 헤맬 작정입니다. 이렇게 헤매는 것이 이 안개를 헤쳐나갈 유일한 길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침몰 현장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힘겹고 버겁습니다. 도망가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선후배들께서 포기하지 말라고 다독여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끝까지 힘을 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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