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KBS도 비슷한 거래 있었다" MBC 녹취록 후폭풍

소훈영 전 폴리뷰 기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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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최승호 PD, 박성제 기자 두 해직언론인이 근거 없이 해고됐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녹취록에는 백종문 현 MBC 미래전략본부장이 두 사람을 파업의 배후란 증거 없이 해고하고, 권력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통제해왔다는 증언이 담겼다. 보수매체 편집국장에 기사 청탁을 하는 정황도 드러났다. ‘PD수첩시사매거진 2580’의 아이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추궁하는 데 본부장이 변명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침묵을 지키던 MBC해고는 인사위원회의 적법한 절차에 의해 정당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해고자들이 파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데 대해 직접적 증거가 다소 충분하지 못하다는 의견을 마치 근거없이 해고했단 의미로 왜곡한 것은 명백한 허위보도라고 반박했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또 한 명의 주요 인사인 폴리뷰 박한명 편집국장도 “MBC와의 유착은 없었다라고 부인했다.

 

▲YTN(왼쪽)과 KBS사옥. (뉴시스)

녹취록을 제공한 소훈영 전 폴리뷰 기자는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거짓말 참 잘한다녹취록에 뻔히 자신의 목소리가 담겨있는데도, 자기가 한 말을 발뺌하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소 전 기자는 MBC뿐만 아니라 YTN 등 다른 언론사 간부들도 보수매체를 만나 비슷한 거래를 한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그는 “MBC뿐만 아니라 KBSYTN 간부들도 연락와서 노조와 관련한 내부 자료를 주고 기사를 써줄 것을 요청했다간부들이 직접 기사의 가이드라인과 제목까지 정해서 줬다고 밝혔다.

 

소 전 기자에 따르면 김백 YTN 상무와 류희림 YTN 플러스 대표는 지난 2012년 노조와 관련한 사내 고급 정보를 (소 전 기자에게) 줬다. 소 전 기자는 당시 사내 성추행이나 왕따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정보였고, 의뢰된 기사는 20135월에 하루에 3편 연달아 나갔다고 전했다. 당시 기사 제목은 ‘YTN 노조의 추악한 두얼굴로 간부가 제목을 아예 정해서 줬다고 한다.

 

폴리뷰, 미디어워치 등 보수매체들은 지난해 3월 조준희 사장이 취임한 이후 조사장을 겨냥한 기사를 내보내 왔다. YTN의 한 기자는 조사장이 노조 친화적인 성향을 보이자 이에 반발하는 배석규 전 사장의 인사들이 일부러 정보를 외부에 주고 있는 거라는 의혹이 제기돼왔다고 했다. 김 상무와 류 대표는 사내에 대표적인 배석규의 사람들로 알려져있다.

 

이에 류 대표는 “2012년 KBS‧MBC‧YTN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갔을 때 폴리뷰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김 상무와 함께 만났다"며 "노조가 회사를 비방하는 활동을 해온 자료를 모아서 준 것뿐이다. 그 자료들은 이미 노조나 회사가 공식적으로 공개한 성명서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수차례 만나서 고급정보를 준 것마냥 주장을 하는데 실제론 사옥 1층 커피숍에서 2~3번 본게 다였다"고 반박했다.

 

김백 상무 또한 "4년 전이라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딱 한번 만나서 노조의 부당성에 대해서 얘기를 한 것"이라며 "이미 공표가 된 내용들을 취재차원에서 이야기를 해준 것일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당시 폴리뷰 매체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매체들 기자를 만나 노조 관련한 얘기를 했다. 사내의 민감한 얘기를 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밝혔다.

소 전 기자는 이날 다른 매체를 언급하기도 했다. 소 전 기자는 “MBCYTN뿐만의 일이 아니다지난 2014KBS의 간부도 공영노조에서 발표하는 성명서 등 기사를 수차례 의뢰했고 실제로 기사화됐다. 대부분 노조를 비판하는 내용이 주였다고 덧붙였다.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MBC 해직자들에 대한 복직 요구는 물론 청문회와 특별근로감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MBC 안광한 사장 등 해고에 관여했던 경영진을 상대로 한 민형사상의 소송도 예고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오는 1MBC에 대한 제재와 향후 방침에 대해 논의를 할 예정이다. 방송문화진흥회도 오는 4일 이번 녹취록 문제를 주요 안건으로 내걸고 문제를 제기할 전망이다. 현재 두 명의 해고언론인은 백종문 본부장의 답변을 듣기 위해 매일 MBC를 찾아 면담을 신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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