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신념을 지키고 있는가

[그 기자의 '좋아요'] 홍수민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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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민 중앙일보 기자

[책] 박현주 회장의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


2016년. 새해가 찾아왔다. 삶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20대에는 새해가 되면 여러 가지 목표를 세우고 꼭 지켜보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그러나 30대가 되니 새해 목표가 많이 줄어들었다. 목표를 세우더라도 한두가지 이거나 현실에 국한된 아주 일상적인 것들이었다.


문득 “이제 열정이 사라진 걸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잃어버린 열정을 되찾기 위해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의 자서전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를 다시 읽어보았다. 이 책은 내가 사회생활을 막 시작할 때인 20대 후반에 처음 접했다. 취업이라는 인생의 고비를 넘기고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긍정심이 가득할 때였다. ‘월급을 잘 관리해보자’라는 생각에 주식이란걸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박 회장에게 관심이 갔다.


“서른다섯 살 무렵, 한 외국계 증권사에서 연봉 10억원이라는 매우 파격적인 조건에 스카우트 제안을 해왔다. 또 다른 제안도 있었다. 외국 유학비용을 전액 대주고 이사 자리를 줄 테니 이직을 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대학시절부터 가꿔온 꿈이 여전히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내가 자리를 옮겼다면 오늘날의 미래에셋은 없었을 것이다.”


20대에는 이 문구를 읽으며 “그래 나도 꿈을 향해 나아가자”라고 자극을 받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 ‘연봉 10억원을 거절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몸소 실감한다.


자서전에는 “미래에셋그룹을 아시아 1위의 금융투자회사로 키워 모건스탠리, 골드먼삭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내용도 있다. 당시 ‘아시아 1위’라는 그의 꿈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박 회장은 ‘아시아 1위’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대우증권을 인수했다. 그의 꿈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신념은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기 마련이다.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내가 대학시절에 품었던 꿈과 입사 초반에 가졌던 초심들을 나는 얼마나 되새기고 있었나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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