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훈장' 2부작 전파타나

제작진 '1부 최종편집 작업"
JTBC도 관련 프로그램 방영
소송 끝에 얻은 데이터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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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탐사보도 프로그램 ‘훈장 2부작’ 제작 과정에서 공개된 68만여 건의 서훈 내역이 타 언론사 콘텐츠로 먼저 빛을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KBS가 반년 넘게 전파를 타지 못한 ‘훈장 2부작’ 중 ‘간첩과 훈장(1부)’ 제작을 재개한 가운데 JTBC가 오는 29일 KBS 탐사보도팀이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만든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KBS사측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예정됐다가 8개월간 방영이 연기되고 있는 KBS ‘훈장’의 제작이 최근 재개돼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제작진은 ‘훈장 2부작’ 중 ‘간첩과 훈장(1부)’에 대한 최종편집 작업을 진행 중이라 전했고, 사측 역시 “현재 1부를 제작 중이고 방송일자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송여부를 확언하긴 이르지만 “통상적인 프로그램 제작과 방송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내부의 이야기다.


▲KBS ‘훈장’ 제작진이 행정소송을 통해 얻어낸 행자부의 서훈정보가 지난해 8월 대중에게 공개되면서 이 자료를 바탕으로 타 언론사의 프로그램이 제작,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은 29일 방영 예정인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대한민국 훈장의 민낯’ 예고편 갈무리.

하지만 긴 시간 방송이 미뤄지면서 KBS ‘훈장’ 제작진이 정부와의 2년여 기간 소송을 통해 얻은 68만 건의 서훈정보는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으로 먼저 선보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부터 행정자치부의 ‘대한민국 상훈’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서훈내역이 국민에게 공개됐고, 이를 활용한 보도 및 프로그램들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JTBC는 29일 저녁 9시40분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대한민국 훈장의 민낯’편을 방영한다. JTBC 제작진은 “‘대한민국 훈장의 민낯’편을 통해 대한민국 훈장의 진정한 가치와 품격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번 방송은 KBS 기자들이 행정자치부를 상대로 3년여에 걸친 정보공개청구와 이후 소송 과정을 거쳐 그 내역이 공개된 결과물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CBS노컷뉴스도 지난해 11, 12월 해당 자료를 활용한 보도를 내보낸 바 있지만 TV프로그램으로서는 처음이다.


이규연 JTBC 탐사기획국장은 “한 정권이나 시기가 아니라 1948년부터 2015년까지 전 시기의 자료가 공개된 건 처음 있는 일이란 점에서 훈·포장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며 “전문가에 의뢰해 독자적으로 분석했고, KBS ‘훈장’과는 다른 취지의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공개한 자료를 이용한 만큼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KBS 기자들에게) 도의적으로 책임을 느껴 여러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했다”고 덧붙였다.


이승만, 박정희 시대에 대한 평가를 담은 KBS ‘훈장’은 지난해 사장선임 정국을 앞두고 기약없이 방송이 미뤄지고, 관련 기자들에게 돌연 인사조치가 나면서 ‘청와대 눈치보기’의 일환이란 잡음이 일었다.


KBS 한 관계자는 “공개된 데이터를 여러 언론사가 다루는 일은 사회 전체 공익에 부합한다. KBS가 얻은 데이터라는 게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KBS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은 불가능할지라도 ‘친일과 훈장(2부)’편에 대한 논의로 최대한 빨리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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