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영결식장 앞에서 추모곡을 부르기 위해 대기 중인 어린이합창단원들이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린이합창단은 강추위에 얇은 단복 하나만 입고 있었다. 뒤에 앉아 있는 성인 합창단은 패딩 점퍼를 입고 목도리와 장갑을 끼고 추위를 피하고 있었다. 상반된 모습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린이합창단의 인솔자를 만나보니 주최 측에서 무릎담요를 덮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부모들의 계속된 요구에 주최 측은 아이들에게 무릎 담요를 덮는 것을 허락했다. 하지만 무릎담요로 추위를 피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어린이합창단원들은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추위에 떨며 장시간을 대기했고 영결식 마지막 순서인 추모곡을 불렸다.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지만 보호받지 못하고 강추위와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기자이기 전에 한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보도 후 행정자치부와 김현철씨의 사과를 이끌어냈고 아동 학대와 아동 인권문제로 사태가 확산됐다.
어린이합창단이 취재진 바로 앞에서 추위에 떤 것처럼 우리 사회에도 보호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들이 내 주변에 있을 수 있다. 앞으로 사회적 약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기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