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뚝' YTN "이대론 안된다"

위기의식에 내부 각성 목소리
노조 "타사보도 따라가기" 급급
사측 "사원 힘모아 개선책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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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간 ‘한국의 24시간 뉴스 채널’을 표방하며 승승장구하던 YTN에 위기의식이 퍼지고 있다. 최근 개국 4년차 연합뉴스TV가 YTN의 시청률을 앞지른 것이다. 지난 2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0월 기준 연합뉴스TV의 평균 시청률(0.652%)은 YTN(0.601%)에 근소한 차로 앞섰다. YTN은 지난 8월 이후 3개월째 연합뉴스TV에 뒤지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개국 이래 ‘최대의 위기’로 보고 개혁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온다. YTN의 한 기자는 “보도 매체가 아니라 공무원 조직이란 얘기가 타 매체 사이에서 나돌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이대로 놔두다간 보도 본연의 기능을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비롯해 대형 사건사고에서 현장성과 신속성을 인정받으며 성장해온 YTN이 어쩌다 침체의 길을 걷게 된 걸까. 먼저 종편 출범 후 차별화된 콘텐츠의 부재가 주요 원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YTN노조는 지난달 22일 열린 ‘보도평가 좌담회’에서 “보도국을 이끌고 있는 간부들이 연합뉴스 등 타 매체 따라하기와 아이템 늘리기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YTN 노조는 지난 9일 노보를 통해 ‘보도평가 좌담회’에서 논의된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선후배 기자들은 한자리에 모여 최근 YTN 시청률 하락세의 원인과 대안 등을 토론했다. (사진=YTN지부·뉴시스)

현재 YTN 기자는 230명. 연합뉴스TV(45명)의 5배 규모이다. 물론 연합뉴스TV가 500여명에 달하는 연합뉴스의 시너지효과를 얻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YTN의 부진을 합리화하긴 어렵단 지적이다. ‘물만 먹지 않으면 된다’는 내부 분위기가 심도 있는 리포트를 배제시키며 노동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 YTN의 한 기자는 “타 언론사 보도를 리포트로 만드는 데 급급해 새로운 아이템 발제가 힘든 상황”이라며 “간부들이 양적 승부를 바라는 데 무시할 순 없지 않느냐”며 되물었다.


YTN의 낡은 제작 방식은 최근 ‘심층 리포트’ 추세에도 맞지 않는단 지적이다. JTBC 등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하나의 발생 리포트만 제작하는 게 아니라 2~3개의 후속 보도를 통해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YTN의 한 기자는 “연합뉴스TV는 주요 뉴스가 끝나면 심층 리포트나 출연을 통해 이슈를 끌어가는데 YTN은 부서마다 제작된 리포트를 소화하느라 이슈싸움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다고 종편을 따라하잔 의미는 아니고 그 가운데서 YTN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기자 개인의 각성도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YTN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공무원 문화가 스며들고 기자들이 승진만 바라보며 의견 피력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도국의 한 기자는 “간부들의 ‘연합 베껴라’ 지시에도 선후배들이 비판 없이 순응하는 것을 종종 본다”며 “기자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샐러리맨 조직문화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YTN은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미디어 환경의 현실을 엄중히 받아들여 보도 콘텐츠를 강화하고 화면을 개선하는 등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뉴스를 만들기 위해 전 사원이 힘을 모으고 있다”며 “시청률 추이를 보면서 잘한 것은 발전시키고 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더 나은 방안이 없는지 개선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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