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대학교 이사장 146억원 횡령 비리

제301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 / 김진방 연합뉴스 전북 기자

▲김진방 연합뉴스 전북 기자

“신임 이사장이 학교 돈을 모두 빼돌리고 있습니다.”


올해 1월 걸려 온 서해대 비리 관련 첫 제보전화를 떠올려 보면 이번 사건이 이렇게 법원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제보자는 ‘갓 부임한 이사장이 재단 돈 70억원을 횡령했다’는 뜬금없는 제보와 함께 취재하지 않으면 학교가 망할 것이라며 으름장까지 놓았다.


솔직히 말하면 제보전화를 받고 든 생각은 사건팀에 한 달이면 수십 통씩 걸려오는 ‘허황한 제보구나’였다.


한 달여간 낑낑거리며 학교 측에 제보 내용을 확인했지만 형제, 동문, 지인 등으로 둘러싸인 사학 재단의 ‘방어벽’은 철옹성같이 높았다. 방어벽이 높으면 높을수록 의심은 깊어졌지만 수사권이 없는 통신사 기자 한 명과 제보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간절이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 했던가. 정말 거짓말처럼 8개월 만에 추가 제보자가 제 발로 눈앞에 나타났다. 이후 봇물 터지듯 사건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심증만 있던 ‘혐의’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 딸려 나왔다.


취재 결과 신임 이사장은 4개월 만에 재단을 장악하고, 제 곳간 마냥 학교와 재단의 돈을 떡 주무르듯이 주물렀다. 취재 자료는 수사 자료가 됐고, 검찰은 두 달도 안 돼 이 사건과 관련한 이사장과 재무컨설턴트, 전·현직 총장 2명, 교수, 교육부 대변인, 교육부 고위 간부 등 10명을 기소했다.


버벅대는 주니어 기자를 믿고 제보해 준 제보자들과 사건 취재에 결정적 역할을 해 준 임청 선배님을 비롯해 본부장님과 선배님들께 감사드린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학재단 문제가 조금이나마 개선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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