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공산주의자’ ‘야당의원 친북활동’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해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이 사설을 통해 해임을 촉구했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국감에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공산주의자'로 규정한 것에 대한 야당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경향신문은 5일 <시대착오적인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당장 물러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극단적 편향적인 발언은 충격적이고 이율배반적”이라고 밝혔다. 경향은 “고 이사장이 자신이 맡은 사건을 조작했다고 판결내린 대법원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좌경화됐다며 이를 변호한 사람을 공산주의자라고 하니 적반하장이 없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가 한명숙 전 총리와 함께 사법부 전체를 부정했다고 비판한 고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사법부를 부정한 고 이사장이 남에게 사법부를 부정한다고 공격하는 행위야말로 이율배반이자 궤변”이라며 “법률가의 양식은 물론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최소한의 상식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이어 “시민으로서도 정상을 벗어나 있는 그가 공영방송의 최고 정책 결정권자로 있다는 것은 한국 사회의 수치이자 박근혜 정부의 오점”이라며 “당장 그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 단 하루도 그 자리에 앉아 있어선 안될 위험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한겨레신문도 고 이사장의 해임 촉구에 힘을 보탰다. 한겨레는 5일 <모욕 발언 일삼는 방문진 이사장 해임하라>는 사설을 통해 “문화방송의 급락은 방문진에 이상한 사람들이 포진해 경영을 오도한 게 큰 몫을 했다”고 밝혔다.

고 이사장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우상호, 오영식,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대해 ‘과거 친북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친북인명사전에 올랐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선거를 통해 국민 다수의 평가를 받은 공직자들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렇게 모욕해도 되는거냐”며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과 증오 대립의 문화를 더욱 부추긴다는 면에서 해악이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이런 종류의 사회악을 뿌리뽑기 위해 시민사회 차원의 법률대응기구를 만들고 형사처벌 받도록 해야한다”며 “고 이사장이 현직에 있으면 문화방송의 위상은 더욱 실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해임을 촉구했다.

고 이사장은 지난 2일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출석해 과거 자신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공산주의자로 비난한 것과 관련 “답변하면 국감장이 뜨거워질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그는 “제1야당의 대표인 문재인 대표와 국회의원인 한명숙 의원 같은 분들은 대법원 판결에 사법부 전체를 부정하는 발언도 했다”며 “그에 비하면 (저는) 사법부 일부의 좌경화를 걱정한 만큼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상관이 없다”고 말해 야당 의원들이 거센 반발을 사 국감이 파행을 빚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이사장이 정치편향적인 생각을 가졌는데 MBC 신뢰도가 올라가겠느냐’는 문병호 새정치연합 의원의 비판에 고 이사장이 “신뢰도로 따지면 의원님들도 신뢰도가 그렇게 높은 건 아니지 않냐”고 반문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