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용 뉴스 콘텐츠 속속 등장

모바일뉴스 이용자 주요 타깃
종이신문에 없는 콘텐츠 생산
웹사이트·SNS에서 인기몰이

  • 페이스북
  • 트위치

언론사 온라인 콘텐츠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기사를 되짚고, 직접 체험하고 새롭게 바라보는 등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다양한 기획들이 연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언론사들은 온라인 콘텐츠 강화를 위해 기자들의 신문·방송 밖 얘기 등을 연재하며 독자들과 좀 더 가깝게 소통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기사를 리패키징하고 지면 콘텐츠만큼이나 공을 들인 온라인 전용 체험기를 연재하는 등 질 높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14일 웹 페이지인 ‘향이네’를 오픈했다. 경향신문은 정리뉴스, 가지가지뉴스 등의 카테고리를 신설해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연재하고 있는데 특히 지난달 25일 연재를 시작한 20년 전 미래상 분석 기사는 눈길을 끈다. 경향신문은 1995년 6월20일 LG전자 ‘커뮤니카토피아’ 연구소와 함께 20년 후의 미혼, 기혼 남녀 등 다양한 연령의 미래상을 소개한 연재물을 바탕으로 20년이 지난 2015년 과연 그 당시의 예측이 적확한지, 어떤 부분이 틀리고 과장됐는지, 어느 지점에서 현실이 굴절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김종목 경향신문 모바일팀장은 “‘향이네’를 오픈하며 기존의 경향 콘텐츠나 이슈가 되는 것들을 알기 쉽게 독자에게 제공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며 “20년 전 미래 분석 기사도 그 일환이다. 앞으로 온라인 전용 콘텐츠를 위한 별도의 현장 취재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거기사를 되짚고, 직접 체험하고, 새롭게 바라보는 등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다양한 기획들이 온라인 전용 콘텐츠로 연재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일보,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온라인 콘텐츠.

온라인 콘텐츠들은 홈페이지 외에 SNS상에서도 유통된다. 이 중 일부 인기 있는 게시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며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한국일보가 지난달 25일 온라인 페이지에 ‘패션 온도차’를 주제로 연재한 기사도 그 중 하나다. 이 기사는 지역별, 시기별, 상황별 옷차림 차이를 사진으로 보여주는 연재물로, 첫 번째 연재물은 회현역 1번 출구와 7번 출구의 남성 패션을 수십 장의 사진으로 비교해 확연한 패션 차를 전하는 내용이었다. 1일에는 경기 성남 판교역의 반바지·샌들 등 자유로운 복장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의 정장 차림을 비교하는 기사가 게재됐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최진주 한국일보닷컴 뉴스팀장은 “50만 정도의 페이지뷰가 나올 정도로 누리꾼들의 관심이 컸다”며 “독자들이 자신과 연관된 주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기획팀도 그런 방향으로 콘텐츠 기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도 지난달 25일 우리 사회가 ‘다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 일상적인 시선을 관찰하기 위해 인턴기자들이 치마를 입는 남성, 임신한 여성, 남자 누드모델 등으로 분해 체험기를 연재했다. 이들은 수건으로 임신 6개월의 배를 만들거나 치마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며 사람들의 적나라한 시선을 그대로 체험기에 적었다. 이들의 생생한 체험담 때문인지 각 기사들은 1500건에 육박하는 페이스북 ‘좋아요’를 받으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언론사들이 이처럼 온라인 전용 콘텐츠에 주력하는 이유는 모바일 이용이 증가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 6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디지털 퍼스트 워크숍’에서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리서치부문 대표는 종이신문 열독률이 12년 전 대비 51%p 감소했고 지상파 실시간 TV시청률(수도권 기준)도 13년 전과 비교해 9.3%p 줄어들었다고 분석하면서 전통 미디어가 쇠퇴한 반면 모바일로 뉴스를 소비하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목 팀장은 “영미권에 불고 있는 저널리즘 혁신 바람, 열독률과 구독률 및 광고 수익 하락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 신문, 뉴스 이용이 급속히 모바일로 이동하는 흐름 등 3가지 요인으로 인해 질 높은 온라인 전용 콘텐츠에 대한 언론사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김위근 언론재단 연구위원은 “모바일을 통한 뉴스 소비가 증가하면서 언론사들이 디바이스에 맞는 콘텐츠를 고민하고, 이용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양질의 온라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다”며 “단지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노력을 상쇄시킬 만한 수익이 창출되느냐이다. 또 특정 뉴스 미디어의 온라인 콘텐츠 형식을 다른 언론사들이 빠르게 모방할 수 있는 만큼 뉴스 매체의 정체성도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