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교육에 시간 때우기 전락…역량 강화 턱없이 부족
[기자교육, 이대로 좋은가]③저널리즘 제대로 배우자
2~3주 단기 과정 대부분
전문성 함양과 거리 멀어
특화된 전문교육기관 필요
“언론인을 위한 국내의 전문화교육은 사실상 매우 미약하다. 언론재단도, 저널리즘스쿨도, 대학원 교육도 기자로서 전문성을 갖추게 만든다고 보기 힘들다. 때문에 교육이 끝난 후에도 현장에서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사실상 지금의 교육은 현업에서 벗어난 시간 때우기이거나 학위 따기의 연장선에 불과하다.”
급변하는 언론 환경 속에 기자의 전문성 강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비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에서 기자 재교육을 담당하는 곳은 크게 공익재단, 대학, 언론 유관단체 등으로 구분되지만 이들 중 제대로 된 저널리즘 전문 교육이 이뤄지는 곳은 전무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국내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을 비롯해 삼성언론재단, LG상남언론재단, 유민문화재단 등 저널리즘 관련 공익재단이 적지 않다. 그러나 기업 후원으로 운영되는 재단들의 경우 재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기보다 외부 프로그램 지원자들에 대한 예산지원 수준에 그치고 있고, 다른 공익재단의 경우에도 실무 중심의 기자 연수보다는 언론학자나 오랜 경력을 지닌 기자들의 저술 또는 연구 사업에 대한 지원을 주로 한다는 점에서 엄밀하게 재교육 기관으로 보기 힘들다.
기자들이 저널리즘 특수대학원에 입학하는 것은 이런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특수대학원은 일반 학부나 학원보다 실무 영역에 가까운 커리큘럼과 함께 강사진도 현장 출신들이 많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대학원은 전문 강사와 전문적인 커리큘럼이 부족해 단순한 학위 취득을 위한 과정이나, 관련 종사자들의 인적 네트워크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 언론대학원을 졸업한 한 기자는 “저널리즘에 특화된 교육이라기보다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가르쳐 전문성이 떨어졌다”며 “교육받는 사람도 저널리즘에 특별한 관심이 없어 공부할 의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런 국제적 흐름에 따라 국내에서도 현업 기자를 대상으로 한 저널리즘스쿨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저널리즘스쿨 설립을 위한 계획 수립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는데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신설할 대학원에는 기자 재교육을 위한 ‘저널리즘 콘텐츠 과정’과 저널리즘 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한 ‘저널리즘 산업과 비즈니스 과정’,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멀티 플랫폼 기술을 교육할 ‘저널리즘 미디어 테크놀로지 과정’ 등이 있다. 최민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팀장은 “저널리즘스쿨 설립 필요성에 대한 조사는 이뤄진 상황”이라며 “사회적 합의나 업계의 논의가 진척되면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 저널리즘스쿨에 대한 기자들의 생각은 매우 긍정적이다. 언론재단이 지난해 발표한 2013 언론인 의식조사에서 공익재단에서 공공자금을 통한 저널리즘스쿨을 운영할 필요가 있는지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71.5%가 그 필요성에 공감했다. 또 저널리즘스쿨을 설립할 경우 응답자의 76.4%가 ‘교육 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김성해 교수는 “새로운 뉴스 생태계가 도래하면서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도제식 교육이 사라지고, 아무도 누구를 가르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누군가로부터 배워야 하는데 그걸 대신하는 것이 저널리즘스쿨이다. 보다 전문적인 교육, 특화된 콘텐츠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전문 저널리즘스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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