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뉴스룸, 온·오프 물리적 공존 머물러

서울, 온라인부서 편집국 배치
한겨레, 기술개발자 공간 통합
온라인뉴스 인식 전환 목소리

  • 페이스북
  • 트위치

디지털 퍼스트 바람과 맞물려 언론사들이 기존 뉴스룸 시스템을 통합뉴스룸으로 바꾸고 있다. 온·오프라인 조직이 공존하는 통합뉴스룸을 구축 중인 언론사가 잇따르고 있고, 기술 개발자들과 협업도 다각도로 시도하고 있다.


통합뉴스룸의 정의는 다양하지만 대체로 뉴스룸(보도국·편집국)의 온·오프라인 통합을 의미한다. 후안 세뇨르 영국 미디어컨설팅사 이노베이션 대표는 “통합뉴스룸은 하나의 주방에 여러 주방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밥을 지어 스시나 멕시칸 요리, 빠에야 등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언론계는 2000년대 초 온라인 뉴스를 강화하면서 뉴스룸 혁신을 시작했다. 인터넷뉴스부를 신설하거나 온라인미디어 계열사를 통합했다. 2000년대 후반에 접어든 뒤 본격적인 통합뉴스룸 구축에 나섰다. 중앙일보가 2007년 디지털을 강조한 뉴스룸을 국내 처음 선보였다. 이후 경향신문, 한겨레 등이 온라인부서를 편집국 내부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온·오프라인의 통합을 이뤘다.


▲한국일보 통합뉴스룸에서 편집국장이 주재하는 편집회의가 열리는 모습. (한국일보 제공)

최근에도 통합뉴스룸 구축이 한창이다. 한국일보는 지난 6월 사옥을 옮기면서 해외언론사처럼 슈퍼데스크를 적용한 뉴스룸을 만들었다. 편집국장(슈퍼데스크)을 중심으로 디지털뉴스부와 정치·경제·사회부 등이 편집국에 함께 자리하고 있다. 서울신문도 이달 8층에 있던 온라인국을 3층인 편집국으로 배치했다. 서울신문 관계자는 “편집국과 온라인국이 따로 운영되긴 하지만 의사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도록 한 것”이라며 “중간에서 매개역할을 할 인력도 새로 배치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온·오프라인 담당 기자들뿐 아니라 기술개발자들과의 업무 공간 통합도 계획 중이다. 한겨레 관계자는 “카드뉴스 등을 제작할 때 기자들은 텍스트·이미지 콘텐츠를 만들고 개발자들은 이를 적용해 완성품을 만드는데 서로 맡은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불협화음이 생기기도 한다”며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며 곧바로 의사소통하다 보면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리적 결합만으로는 뉴스룸 통합의 시너지를 끌어내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재민 카이스트 교수 등이 2012년 한국언론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에 발표한 논문 ‘국내외 언론의 통합뉴스룸 진단’ 연구결과를 보면 300여명의 현직 기자들은 통합뉴스룸으로 전환하는데 장애가 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온·오프라인 조직간 관행과 문화 차이를 꼽았다. 또 오프라인 편집국의 배타적 문화, 온라인 기사에 대한 추가 보상, 기자들과 데스크의 온라인 뉴스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뉴미디어 담당 언론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부서가 오프라인 편집국과 같은 공간에서 일한다 하더라도 업무라인이 다르면 통합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오프라인 기자들이 온라인에서도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유통할 수 있도록 뉴스룸 성격 자체를 바꿔야 한다. 먼저 기자들이 디지털감각을 지니는 것이 통합뉴스룸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주 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장은 “통합뉴스룸 전환에 대해 일선 기자들은 업무량의 증가를 가장 두려워하지만 일의 양이 늘어나기보다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통합뉴스룸은 공간의 통합을 전제로 하지만 공간이 합쳐졌다고 해서 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통합의 우선순위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통합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달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