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법관' 임용 논란

제298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 / MBN 서정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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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서정표 기자

대법원은 사법부 역사상 처음으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경력법관으로 선발했다. 임용일은 지난달 1일이었지만 합격자 발표는 7개월 전인 지난해 12월에 이뤄졌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누구를 뽑았는지 6개월 동안 꼭꼭 숨겨왔다. ‘대법원은 대체 무엇을 숨기려 한 것일까?’ 의문은 여기서 시작됐다.


6개월 동안의 취재는 녹록지 않았다. 무엇보다 합격자 명단을 입수하기 어려웠다. 망망대해에서 헤매기를 한참, 결국 합격자 명단을 단독으로 입수하는 데 성공했다. 밤낮없이 명단과 씨름하기를 나흘째 경력법관 채용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분석할 수 있었고, 그때 느낌이 왔다. ‘취재 좀 되겠구나.’


약 한 달에 걸친 보도의 반향은 컸다. 판사 임용 과정에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된 건 초유의 일이니만큼 법조계는 물론 언론의 관심도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로클럭 출신 경력법관 합격자가 자신이 일했던 재판부 사건을 수임했다는 단독 보도는 양심과 원칙 하나로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는 많은 법조인의 공분을 샀고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임용을 취소할 정도까지는 아니라며 대법원이 경력법관 임용을 강행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향후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이 전부였다. 폐쇄주의와 권위주의에 갇혀 소통과 변화를 거부하는 대법원의 또 한 번의 민낯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6개월에 걸친 취재는 MBN 법조팀원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취재 내내 잔소리를 감내하면서 서류와 싸움을 해야 했던 팀원들의 노고가 컸다. 그리고 법조팀을 끝까지 믿고 취재할 수 있게 여건을 만들어준 사회부장님과 팀장에게도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좋은 취재를 하겠지만 이번 취재는 처음부터 느낌이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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