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고 암까지 앓게 된 김 선수는 금메달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최저생계비 지원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2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그의 어머니는 김 선수가 받는 연금 때문에 기초노령연금도 못 받았다.
영광의 금메달이 그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김 선수가 금메달연금과 함께 현금으로 지급 가능한 최저생계비의 상한선 49만9288원을 모두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고작 한 달간 102만4288원이다. 특혜라는 생각은 접어두고, 102만 원으로 그와 그의 어머니가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었을지 먼저 묻고 싶다.
하지만 이러한 가정이 의미 없을 정도로 현실은 더 참담했다. 이번 취재를 통해 ‘복지’라는 단어의 무거움과 동시에 현실의 복지는 새털같이 가볍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달의 기자상 수상이 결정된 후 김 선수가 쉬고 있는 안식원을 찾았다. 생전 아무런 인연이 없었던 고인의 비극적 삶이 본보 기자들에게는 영광이 되었으니 아이러니다. 김 선수는 돌봐줄 가족이 없는 까닭에 취재 허락을 구할 일도 없었다. 큰 빚을 진 것 같다.
김 선수의 후배들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운동하고 좀 더 나은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제 우리 기자들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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