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오판, 강제퇴원 메르스 확산시켰다

제298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 / 경기일보 류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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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류설아 기자

“입원 환자 모두 내보냈어요. 아무런 조치도, 제재도 없이!”
평택 지역을 담당하는 기자의 다급한 목소리. 확인이 필요했다. 감염병이다. 설마 아무런 대책 없이 퇴원이라니. 의학 담당 기자는 쉴 새 없이 확인 전화를 돌렸다. 사실이었다. 이미 수원과 오산 등의 종합 병원에 입원했거나 거쳐 간 뒤였다.


그렇게 경기일보는 ‘질병관리본부, 메르스 환자 입원했던 병원서 뒤늦게 40여 명 강제퇴원 물의’(5월29일 1면)를 단독 보도하며 메르스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길고도 짧았다. 책임 회피와 변명을 일삼던 보건당국이 잘못을 인정하기까지는 참 길었다. 하지만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 그만큼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확진자 중 버스업체 임원이 포함된 것을 밝히고, 자가격리자 중 확진자 명단에서 누락된 어머니를 애타게 찾던 자녀를 돕고, 원망의 대상이었던 병원 중 기본을 지켜 확산을 막은 영웅을 찾았다.


이 과정에서 ‘나’의 특종보다 ‘우리’의 평화를 위해 지역과 병원명이 노출되지 않도록 취재 기사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선후배들. 취재원을 보호하는 것이 기자의 양심이자 의무라는 것을 보여줘 고맙고 또 자랑스럽다.


정부는 최근 ‘사실상 메르스 종식’을 선언했다. 후련함보다 아쉬움이 더 크다. 홍콩에서는 올 상반기 신종 감기 바이러스로 수백 명이 사망해도 경제와 관광산업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보건당국과 의료인, 그리고 언론인까지 우리 모두의 자성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다른 강력한 바이러스의 공격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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