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와 문화는 다르지만 인간은 모두 똑같다

[한국기자협회 대표단 몽골 방문기]우은식 뉴시스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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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다르고 문화도 각기 다르지만 인간은 똑같다. 자연 세계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은 자연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갈라리드 몽골 기자협회장이 한국 기자 대표단을 맞이하며 건넨 인사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생전 처음으로 바라보는 드넓은 초원과 대자연의 푸르름을 만끽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공감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몽골기자협회 초청으로 한국기자협회 대표단이 몽골 울란바타르, 에르데넷, 므릉, 셀렝게 지역을 방문했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3시간만에 도착한 울란바타르 칭기즈칸 공항. 외국에 왔다기보다는 우리나라 어느 한적한 시골 동네에 도착한 느낌이었다. 누가 한국 사람이고 누가 몽골 사람인지 어지간해서는 분간이 가지 않았다. 서머타임제가 적용돼 현지시간마저도 우리나라와 같은 시각이었다.


▲기자협회 대표단이 몽골과 러시아 국경지대를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우리가 몽골을 방문한 시기는 몽골 최대 축제인 나담축제 기간이었다. 씨름·말타기·활쏘기 3가지 전통 경기가 펼쳐지는데 우리는 유소년 말타기를 관전했다. 10세 이하 어린이들이 출전한 경주에 참가선수들은 1년 내내 이날을 위해 훈련을 거듭하면서 준비한다고 한다.


시작 지점부터 골인지점까지 25km남짓. 경마장에서 볼 수 있는 2km 안팎의 단거리 코스가 아닌 장거리 구간을 달리는 것은 과거 칭기즈칸 시절 전통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대제국을 건설했던 칭기즈칸은 전통문을 말에 실어 보냈는데, 30km씩 말들이 전속력으로 이어달리기를 하면서 4500km가 넘는 거리인 유럽에 3일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먼 거리를 달려 도착한 말들은 털이 모두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을 흘렸고, 어린 선수들도 힘이 들었는지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우리 일행은 바이칼 호수와 이어지는 몽골 북쪽의 흡스굴 호수로 향했다. 몽골 사람들은 흡수굴을 ‘어머니의 바다’라고 부르며 신성시 한다. 우리와 동행한 바트쉭 몽골기자협회 부회장과 통역을 맡은 가이드도 이곳은 첫 방문이라고 했다.


자연 담수호로는 세계에서 14번째로 큰 흡수골 호수는 깨끗한 물로 유명하다. 길이가 134km 폭이 39km에 달하고 수심이 238m나 된다. 제주도를 통째로 담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크기다. 코발트색과 하늘색 등이 어우러진 3색 빛깔의 푸른 물결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우리 일행은 또 러시아 국경 인근의 산림지대를 방문했다. 5시간동안 ‘오프로드 레이싱’을 방불케 하는 비포장도로를 달려 이름 모를 계곡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우리 일행들을 위해 준비해온 전통 양고기 요리인 호르혹을 맛볼 수 있었다. 양고기 덩어리와 물을 담은 솥에 모닥불에 달군 돌을 넣고 밀봉한다. 그리고 이 솥을 다시 불위에 놓아두니 30여분 후에 요리가 완성됐다. 일종의 찜 요리인 셈이다.


흡수골 호수의 청정함, 넓은 초원에서 만난 무지개의 영롱함,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 빛과 먼지 바람. 우리가 잠시 잊었던 대자연을 느끼게 해 준 몽골 방문이었다.
올해로 2년째를 맞는 한국기자협회와 몽골기자협회의 교류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우은식 뉴시스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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