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네이버 기자 페이지 '신중 모드'

11개 언론사 시범서비스 참여
실익 없고 사생활 노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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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지난 14일 특정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모아볼 수 있는 ‘기자 페이지’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11개 언론사의 기자 1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일부 언론사들은 ‘기자 페이지’에 인색한 평을 내놓고 있다. 개인정보 악용에 대한 우려와 함께 언론사에 실익이 없다는 게 그 이유다.


기자 페이지는 네이버 모바일 버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사 하단에 위치한 기자의 이름이나 ‘기사 더 보기’를 클릭하면 해당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시간 순으로 읽어볼 수 있다. 상단에는 기자의 사진이나 간략한 자기소개, SNS 등 프로필이 노출된다. 노출되는 정보는 기자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


참여 언론사는 IT동아, JTBC, KBS, 게임동아, 뉴시스, 디지털데일리, 연합뉴스, 일간스포츠, 지디넷코리아, 코메디닷컴, 프레시안 등(이상 가나다순)이다. 네이버가 지난해 말 기자 페이지를 처음 제안한 이후 각 언론사별로 머리를 맞댔지만 결국 주요 종합일간지나 경제지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네이버 영향력 확대에 도움이 될 뿐이지 특별히 언론사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본다”며 “네이버가 기사를 아웃링크로 전환하거나 광고 수익을 담보해준다면 모르지만, 생존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들의 서비스 수준을 업그레이드 하는 데 힘을 보태줄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네이버의 기자 페이지나 다음카카오의 오피셜 댓글(정부나 기업이 기사에 반박 댓글을 달 수 있는 기능)까지, 언론사가 해야 할 역할을 포털이 하는 데 대해 ‘월권’이라는 시각도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기자 개인의 입장에서는 사생활 정보를 노출하는 것이 부담이다. 기자 페이지 참여 언론사의 한 기자는 “명분은 언론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하지만 신상명세를 자세히 알려주면 악용의 소지가 있다”며 “또한 대부분의 독자들이 기자 이름을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소비하는 상황에서 독자에게도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라인 환경에서 기자 개개인의 브랜딩이 중요해지면서 기자 페이지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또한 무분별한 어뷰징을 근절하는 대책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네이버 측은 “시범 서비스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추가할 것”이라며 언론사 제휴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기자 페이지에 참여한 한 언론사 관계자는 “아직은 모바일 버전에서만 적용이 되고 있고, 시행 초기인 만큼 긍정적 혹은 부정적 전망을 내리기는 이르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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