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유통 플랫폼 잇단 등장…속절없이 지켜만 보는 언론

카톡, '채널'로 네이버에 도전장
모바일 콘텐츠 유통 주도권 다툼
언론사 종속 가속화 우려 목소리
수익모델 등 모바일 전략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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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톡이 채널을 통해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톡 메신저 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샵(#) 검색’ 서비스와 뉴스·관심 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카카오톡 채널’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채널은 연예, 스포츠, 패션·뷰티, 동영상, 웹툰 등 관심사 기반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콘텐츠 허브로, 가장 상단에 언론사 뉴스가 자리하고 있다.


임선영 다음카카오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이용자들이 재미있고 가볍게 즐길 수 있게 관심사 위주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며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를 보여준다는 방향성을 갖고 계속 실험을 해나가고 있다. 언론사 뉴스도 사용자 패턴에 맞춰 위치나 노출빈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톡에서 뉴스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1월에 발표한 ‘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등 ‘이동형 인터넷’의 하루 평균 뉴스소비 이용시간은 2013년 14.3분에서 지난해 16.7분으로 늘어난 반면, PC 등 ‘고정형 인터넷’은 16.0분에서 13.5분으로 줄어들었다. 모바일 뉴스 소비가 PC를 앞지른 것이다. 게다가 미국 경제전문 온라인매체인 ‘쿼츠(Quartz)’는 지난해 뉴욕타임스의 혁신보고서를 분석하며 “풀 미디어(Pull media·홈페이지나 뉴스 메인 페이지를 의미)가 푸시 미디어(Push media·직접 독자를 찾아가는 미디어)에 밀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일정한 시간에 뉴스를 보는 사람들보다 수시로 뉴스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독자가 정보를 찾아가기보다 찾아온 정보를 보게 된다는 얘기다.  


▲카카오톡이 채널을 통해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채널은 동영상, 웹툰 등 관심사 기반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콘텐츠 허브로, 가장 상단에 언론사 뉴스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과 애플이 연이어 뉴스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5월 언론사 페이지의 링크가 열리는 데 평균 8초나 걸리는 경험을 보완해준다며 뉴스 서비스인 ‘인스턴트 아티클즈(Instant Articles)’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페이스북 플랫폼 내에서 구동되는 인링크 방식이기 때문에 독자들이 바로 기사를 접할 수 있다. 애플도 6월 초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뉴스 앱을 선보였다. 페이스북과 애플 모두 달라지는 뉴스 소비 패턴에 맞춰 뉴스 유통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언론사들은 이 같은 흐름에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모바일에 새로운 플랫폼이 열린 만큼 뉴스 제공 기회가 확장됐다는 기대와 함께 유통 채널을 포털에 넘겨주고 언론사가 사실상 콘텐츠 생산 업체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백재현 아시아경제 뉴미디어본부장은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에 뉴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뉴스가 개별적으로 돌아다녀서는 언론사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본질적으로 보면 위기”라고 말했다. 예병일 플루토미디어 대표도 “모바일에서 뉴스 소비가 늘어나는 플러스 효과가 있지만 그것보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했을 때의 마이너스 효과가 더 클 것”이라며 “카카오톡 채널 등의 등장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언론사들의 종속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래픽이나 광고 수익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엄호동 파이낸셜뉴스 부국장은 “채널의 기사는 인링크 서비스이기 때문에 언론사 트래픽 상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뉴스 소비가 플랫폼에서 이뤄지다보니 언론사 자체 사이트에는 독자들이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모바일에서는 아웃링크에 의한 광고모델이 유일한 수익모델이었는데 더욱 열악해졌다. 네이티브 광고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지 않으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뿐 아니라 최근 변화하는 뉴스 유통 방식에 대해 체념하는 분위기도 있다.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디지털전략팀 차장은 “다음카카오가 네이버를 상대로 모바일 검색 승부수를 던졌는데 언론사는 이 과정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변두리가 되어 서비스에 대해 기대할 것도 반발할 것도 없게 돼버렸다”며 “뉴스 유통이 이제 언론사와는 무관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다들 그저 어쩔 수 없다며 바라보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도식 SBS 뉴미디어부장도 “기존 미디어 입장에서 볼 때 썩 반길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저렇게 진화하는데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채널 서비스 자체가 언론사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진순 차장은 “많은 언론사들이 채널 서비스가 모바일 시장에서 뉴스 이용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카카오 토픽처럼 있으나 마나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박한 평가들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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