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배신자가 되었나

제297회 이달의기자상 기획보도 신문·통신 / 오마이뉴스 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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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강민수 기자

누군가 세월호 침몰 사고는 불의에 눈감았던 이들이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했다. 어떻게 전대미문의 비극을 이 땅에 재현시키지 않을 수 있을까. 


불의에 눈감지 않았던 내부고발자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특히 보통의 시민에서 내부 고발자가 된 이들에 주목하려 했다. 2030대 젊은 청년, 그리고 여성 내부고발자를 섭외하기로 했다. 


지난해 국민적 분노를 샀던 윤 일병 폭행 사건의 최초 제보자 김재량씨를 섭외했다. ‘아픈 기억을 떠올리기 부담스럽다’는 그를 그가 살고 있는 부산에 내려가 이틀 동안 만났다. 포스코 계열사의 동반성장 실적 조작을 고발한 정진극씨, 상사의 성희롱을 외부에 알린 이은의씨를 섭외해 심층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3월25일 윤 일병 폭행 사건 내부 고발자 첫 보도를 시작으로 지난 5월21일까지 총 9회에 걸쳐 기획 시리즈가 보도됐다. 


시리즈가 보도되는 과정에서 공교롭게도 정부가 내부고발자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부패신고자 포상금을 현행 1억원에서 2억원으로 2배 인상하고 내부고발자를 누설하면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우리 기획이 의도했던 바가 조금이나마 이뤄져 기쁘다. 


사실 ‘이달의 기자상 수상’ 소식을 듣고 마음 한쪽이 편하지 않았다. 기획명에 들어간 ‘배신자’라는 단어 때문이다. 조직과 동료들에게 배신자가 되었을 내부고발자 분들에게 실례가 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상처가 되지 않았을지 미안한 마음이다. 내부고발을 고민하고 있는 누군가가 우리 기사를 보게 될지 모르겠다. 배신자라는 말에 부디 괘념치 않았으면 한다. 인터뷰에 응해준 내부고발자 세 사람과 응원해준 독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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