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김영만 사장 후보 선출 후폭풍

사주조합장, 이목희 후보 지지 이사진 결정 묵살 독자 행보
이사회 "1대 주주권 행사 못한 책임…이사진 전원 해임 의결"
"현 사장 연임 전략 막으려 표결" 사주조합장 해명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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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락 사주조합장이 김영만 후보를 사장으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1대 주주 권한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비판한 서울신문 노보.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 이사회가 김영만 위키트리 부회장을 차기 사장으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1대 주주인 사주조합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이종락 사주조합장 등 이사진 전원의 해임을 의결했다.


9기 사주조합 이사들은 3일로 예정된 사주조합 임시조합원총회에 맞춰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통해 안건으로 ‘9기 사주조합 이사회 총해임’을 의결했다. 한 사주조합 이사는 “사장추천위원회에서 1대 주주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며 “표결에 들어가면 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1대 주주가 갖고 있는 여러 이점이 있다. 이번에 그 이점을 행사하지 못한 책임을 9기 조합 전체가 지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탄핵은 사추위의 사장 면접심사가 발단이 됐다. 조합장을 포함해 사주조합 이사들은 사추위 면접심사가 진행되기 전 사전 투표를 통해 이목희 전 서울신문 상무이사를 추천 후보로 결정했다. 


이사들은 조합장에게 사추위에서 대주주가 미는 후보가 추천 후보와 다를 경우 회의를 중지하고, 필요할 경우 사장 후보 면접일과 최종 추천 표결일을 분리할 것을 요구했다. 사회권을 갖고 있는 조합장이 사장 선출 시기를 늦추며 의견을 조율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종락 조합장은 이를 지키지 못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사추위 면접심사에서 조합장을 제외한 기획재정부, 포스코, KBS 대표 3인은 김영만 후보를 사장으로 추천했다. 결국 회의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사추위는 김 후보를 오는 17일에 열리는 주주총회에 신임 사장으로 추천키로 결정했다. 


이종락 조합장은 23일 밤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후보자 면접과 점수 집계가 이뤄지고 바로 추천 후보에 대한 표결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사추위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며 “우리의 지분으로는 역부족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표결에 뛰어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합장은 “이철휘 사장이 추진하던 ‘나가리’ 전략(사장 후보 공모과정 자체를 무산시켜 사실상 연임에 준하는 상황을 만들려던 것)을 피하기 위해 23일 사추위 회의를 무산시키지 않았다. 회의 날짜만 늦추면 결국 사장님의 ‘나가리 전략’에 말려든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사들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2년8개월간 회사를 이끌어갈 최고경영자를 데려오는 데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이 ‘현 사장의 전략에 말려들 수 없으니 정부 안을 그냥 따르자’인 것이냐”며 “조합장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김영만 후보가 왜 사장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조합원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장 선출 과정에 대해서도 “어차피 조합이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해봤자 별도의 전략이 없으면 사장은 정부가 원하는 인사가 올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이사들은 최소 이틀의 시간을 더 벌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조합장은 이사회 결정 사항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 노조도 지난달 24일 노보를 통해 “이철휘 사장 때문에 1대 주주 행사권을 포기했다는 이 조합장의 주장은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8기 사주조합을 탄핵시키고 나온 9기 조합장이라면 최소한 청와대 낙하산을 막으려고 노력하거나, 불가피하다면 서울신문 안정을 위한 장치라도 마련하는 ‘진정성’은 보여줬어야 한다”면서 “사장이 조합장을 사주해 나가리 전략을 쓴 것에 대해서도 왜 사전에 공식적으로 조합 이사들에게 알리고 대응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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