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쓰면서 탈북자들의 파란만장했던 과거를 들추기보다는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기사로 인해 이들에 대한 그릇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만들지 않도록 조심했습니다. 기사마다 여러 응원과 격려가 따랐지만, 일부 폄훼나 비하 댓글도 달렸습니다. 기사에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지난 1월부터 취재를 시작해 직접 만난 탈북자는 32명이었는데, 섭외 때마다 퇴짜 맞기 일쑤였습니다. “기자선생”이라고 우리를 부르던 그들을, 우리는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랐습니다. 대부분 가명을 한두 개쯤 갖고 있었는데, 북한에서의 이름을 묻자 “광고 낼 일 있습네까?”라는 퉁명스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한 번의 만남으로 마음을 열기 어려울 때면 다시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탈북한 지 1년밖에 안됐다는 한 여성에게서 그때야 “예쁜 이름을 하나 지어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민감한 자료들은 대부분 통일부의 요구와 연구자들의 동의로 비공개로 묶여 있었습니다. 이 부분 취재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도 감사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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