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MB 청와대 수석비서관 비리의혹' 독자적 추적 취재 호평

제295회 이달의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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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 ‘신종 마약 밀수 사건’ 마약밀매 실태·대안 제시 돋보여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이번에도 냉정했으며 점수는 짰다. 속보성뿐 아니라 보도의 사회적 파급력, 취재에 들인 기자의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였다. 이 때문에 많은 작품이 출품된 취재보도 부문에서 본 심사 대상에 오른 작품은 ‘포스코건설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 연속보도’(세계일보)와 박범훈 전 청와대 수석의 비리 의혹을 다룬 ‘MB 청와대 수석비서관 비리 의혹 추적’(동아일보) 두 건 뿐이었다. 치열한 토론 뒤에 최종적으로는 동아일보의 박범훈 전 수석 관련 보도만 취재보도 부문의 수상작으로 뽑혔다. 


박 전 수석의 비리 의혹에 관한 동아일보 보도는 검찰의 수사 내용을 운 좋게 캐내거나 받아쓴 게 아니라 올 초부터 정보를 입수한 뒤 독자적으로 끈질기게 추적 취재해왔으며, 이런 과정에서 오히려 검찰 수사를 이끌어간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권력을 견제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에도 충실했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견해가 일치했다. 세계일보의 포스코건설 의혹 보도 역시 수상에는 비록 실패했지만 정확한 내용으로 검찰 수사보다 앞서간 좋은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나라살림, 새틀을 짜자’와 동아일보의 ‘대형마트 파격할인의 배신’ 등 두 작품이 나란히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한국일보 보도는 증세 요구와 복지 수요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기획단계에서부터 전문가를 참여시켜 다양한 측면을 깊이 있게 다룬 점,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한 점 등이 돋보였다. 이미 여러번 나온 주제를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참신하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는 견해도 있었다. 동아일보 보도는 대형마트의 ‘1+1 할인’ 판매 방식이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는 현실을 잘 짚었다. 특히 대형마트의 속임수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상점을 발로 뛰어다니면서 확인한 생활밀착형 기사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CBS의 ‘분단 70년 탈북 20년에 바라보는 따뜻한 남쪽나라’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 작품은 특정 방향으로 기사를 몰고 가는 대신 2만7천명에 이르는 탈북자들이 남한사회에서 겪고 있는 현실을 그들의 눈을 통해 그대로 보여줬다. 이에 따라 우리 사회가 처해 있는 탈북자 문제 자체뿐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통일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는 평을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마약 밀수 사건을 다룬 인천일보(전대미문의 신종 마약 ‘카트’ 밀수사건)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아프리카산의 식물성 마약인 카트가 국제우편을 통해 케냐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뒤 다시 미국 등으로 운송되고 있는 마약 밀매 실태를 드러냈을 뿐 아니라 마약의 국제적인 중계무역을 막기 위해 당국이 취해야 하는 대안까지 제시한 점이 돋보였다.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열정페이로 버티는 민간 소년범 시설’ 보도가 선정됐다. 죄질이 가벼운 청소년들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만든 사법형 그룹홈이 미미한 보조금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실체적으로 파헤침으로써 법무부가 제도개선에 나서도록 이끈 공적을 평가받았다.


사진과 영상, 인터렉티브 기사 등의 작품이 경쟁하는 전문보도 부문에서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장면을 단독으로 보도한 연합뉴스TV(방송영상)와 연합뉴스(사진)가 각각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타사 기자들이 평상시처럼 조찬 행사에 느지막이 참석하는 바람에 사건 현장을 놓친 것과 대조적으로 양사의 기자들은 행사 시작부터 현장을 지킴으로써 세계적 특종을 잡아냈다. 기자는 역시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비록 최종 선발에서 탈락하기는 했지만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경남도의회 임시회에서 영화 예고편을 보고 있는 장면을 포착한 시사인의 ‘영화보러 오셨나 봐요’도 현장 냄새가 살아 있는 좋은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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