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이기는 힘 오래된 가게

정진오 경인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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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는 사람이 오가고 물건이 드나든다. 특히 오래된 가게에서는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이야기들이 쌓여 기억의 지층을 이룬다. 저자는 그 기억을 들추어 원래의 이야기를 복원하고, 그것을 지역의 역사라는 더 큰 이야기 안에 자리매김하려고 애쓴다.


저자가 주목하는 가게들은 그리 특별한 데가 없다. 사진관, 철공소, 과자점, 양조장, 이발관 등. 어느 동네에나 으레 한둘쯤 있을 법한 가게들이다. 가게뿐 아니라 그 주인들도 그리 특별한 데가 없다. 그럼에도 이 보통 사람들의 보통 가게가 품은 이야기들이 한데 모여 그려 내는 그림은 인천이라는 도시의 특성과 지나온 역사를 드러내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들의 이야기에서는 바다, 일제, 전쟁, 실향, 미군, 화교, 공장 같은 공통점이 도드라진다. 그러나 또 공통의 배경 안에서 각자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독특한 맛이 있다. 인천에서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삶, 저마다 색깔과 모양을 달리하는 조각들이 모여 인천의 삶이라는 큰 그림을 이루고 있다.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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