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동원 국기게양식, 연합뉴스 사장의 책무인가"

언론시민단체 대표들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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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 같다.”

 

박노황 연합뉴스 사장이 30일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 연합인포맥스 3사 보직부장을 참석시킨 가운데 국기게양식을 개최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교수를 비롯한 언론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한결같이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관련기사: 연합 박노황 사장, 난데없는 국기게양식)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국가기간통신사의 사장으로서 책무를 다하고자 하는 태도를 말리지는 않겠다”면서도 “책무를 다한다는 것이 국기게양식을 실시하고 간부의 참석을 지시하는 것으로 채워진다는 데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국기게양식은 반대할 만한 것이 아니다”면서도 “우리 인식에 심어져 있는 국기게양식은 획일화와 사고를 통제하는, 자유로운 민주주의 국가 형태에서는 국가주의적이고 군사 잔재적인 문화이기에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기게양식이 과거 박정희 시대 국가주의 체제를 회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완기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는 “3, 4공화국 시절 얘기 같다”며 “국가주의에 물들어 있는, 과거 박정희 정권 시대에 너무 젖어있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창룡 교수도 “요즘 과거로 회귀하는 것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국기게양식을 하겠다는 것은 옛 박정희 시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일”이라며 “박정희 대통령의 언론관은 언론도 국가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으로, 언론이 국가발전의 수단이자 도구였다. 혹시나 박정희 시대 언론관으로의 회귀인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동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국제시장 모드로 가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애국심이라는 것은 자연적으로 나오는 것이지 누가 강제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전체주의나 국가주의에서 있을 법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박노황 사장의 자질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전규찬 대표는 “21세기에 국기게양식을 하겠다는 사장의 지휘 하에 연합뉴스가 국가를 내세우는 통신사로서의 책무를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섬뜩하고 서글픈 일”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부위원장은 “국기게양식은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에 잘 보이려는 액션에 불과하다”며 “황당하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하는 언론이 권력과 코드를 맞추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고, 박노황 사장이 언론사 사장으로서 부적격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창룡 교수도 “언론사는 자유로운 의식을 가진 기자들이 모여 있는 곳인데 국기게양식 같은 행사로 군기를 잡겠다는 것인지, 자기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것인지 그 의도가 궁금하다”며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박노황 사장의 정권에 대한 충성심 행보는 현충원 참배로 이어진다. 박 사장은 28일 오전 연합뉴스 3사 임원들과 함께 현충원을 참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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