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31조 자원외교 대해부

제293회 이달의기자상 기획보도 신문·통신 / 한겨레 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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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임인택 기자

멋 부릴 말이 없습니다. 극적인 제보도, 결정적 장면도 없었습니다. 


‘MB 자원외교’는 되레 ‘탐사취재하겠다’ 작정하기도 어려운 주제입니다. 몇해간 국정감사에서 굵직한 사업들과 관계자가 조명되었고, 와중에 전체 사업비용이 40조네, 50조네 꼭짓점을 찍었으며 결국 국정조사까지 합의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취재인력과 자원을 투입한 만큼 새 뉴스를 채굴할 수 있을지, 그러한들 회수율, 자주개발률, 탐사자원량, 발견잠재자원량 따위를 대중들이 넘고 읽어낼까 묻고 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계산이 복잡했습니다. 꽤 주저했습니다. 단 하나의 이유만 남겨 추진을 결정했습니다. “해야 한다.” 그 당위 외 하고싶다 아니다, 할 수 있다 없다는 버렸습니다. 2014년 10월 중순 취재를 시작해 2015년 1월19일부터 닷새간 보도했습니다. 10기가 분량의 데이터를 소화했고, 출장 예산이 바닥날 연말께 출장비 800만원도 떼쓰듯 마련했습니다. 322매 넘는 기사를 작성했고 그 이상의 초고를 버렸습니다. 기자 넷이 100일이 조금 못 되는 기간 전념했습니다. 합산하면 1년입니다.


그를 통해 공기업이 관여한 사업비 전체, 손실 규모, 뒷돈 거래, 현지 사업실태, 공직자 책임, 자살 등 그간 알려지거나 쟁점되지 않았던 사실들을 겨우 대중에게 전할 수 있었습니다. 1년치 품을 들인 덕분만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만 11년 기자 경력에서 가장 좋은 팀워크 가운데 하나를 경험했습니다. 탐사기획팀의 류이근 팀장, 최현준 기자, 경제부 김정필 기자가 울력해낸 것입니다.


한겨레는 후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각자의 위치와 수준에서 ‘책임있다’ ‘사과한다’ 말하는 위정자를 단 한 명이라도 만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전히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누군가를 만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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