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시기 이전에 교육자시잖아요, 이건 해도 너무한 것 아닙니까, 조금의 실마리만이라도 주십시오.” 이번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인 것 같다. 임대아파트 아이들을 따돌리는 이웃들,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기피학교가 되면서 폐교까지 되는 실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교육당국의 공무원들이다.
그래서 밤낮없이 여기저기 찾아가고 전화를 걸었다. ‘공무원이기 이전에 교육자’란 말은 교육 관련 공무원 상당수가 교사들이기 때문에 한 말이었다. 그래도 사실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다. 이런 걸 기자에게 말했다가 들통이 나면 어떤 공무원이 그 뒷일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놀랍게도 몇 분이 설득을 당해주셨다.
사실 이 보도는 ‘섭외’보다는 ‘증거’가 중요한 보도이긴 하다. ‘그렇다더라’는 증언 몇 개나 일부의 사례로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증거 수집을 하고 자치구 전체의 학교를 전수조사하고 아파트와 부동산을 돌아다녔다.
이 보도의 진정한 의의는 도심 속 미니학교가 생기는 진짜 원인을 규명했다거나 사회적 약자 계층의 어려움을 대변했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로 우리의 이기심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진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취재에서 묵묵히 혼신의 힘을 다해 준 교육뉴스부의 박서영 PD와 박동진 카메라 기자에게, 그리고 격려와 응원을 해 준 선후배와 동료 모두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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