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형성률 100% 구제역

제293회 이달의기자상 지역취재보도 / KBS청주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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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청주 이정훈 기자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0년 발생한 구제역으로 2조7천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 이후 정부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포기하고 ‘예방 백신 접종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번 구제역 발생과 확산 과정을 보면 구제역 대재앙의 교훈을 잊었다.


구제역은 법정 제1종 가축전염병이지만 정부는 구제역 발생의 책임을 축산 농가의 탓으로 돌렸다. 백신의 효능은 충분히 검증받았는데 농가들이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축산 농가에서는 백신 접종을 해도 항체형성이 되지 않고 이상육이 발생한다며 오래 전부터 백신의 효능을 믿지 않았다. 때문에 정부에 손해 배상을 청구하고 행정 소송까지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왔다.


백신 효능에 대한 논란이 거센 가운데 KBS가 ‘항체형성률 100%’인 농가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하자 뿔난 농심은 더욱 들끓었다. 하지만 정부는 명확한 원인 규명을 하지 않고 과태료 등을 부과한다며 농가를 윽박질렀다. 집요하게 파고들자 정부가 구제역 백신 허가를 내면서 정작 목적 동물인 돼지는 안전시험에서 제외했고 ‘오염’된 돼지를 이용하는 등 백신 효능 시험이 엉터리였다는 사실도 드러나 파장이 더욱 커졌다.


농식품부의 일방적인 축산 정책 운영과 백신 등 관련 정보를 폐쇄적으로 독점해 국내외 논문 등 관련 자료를 밤새 뒤져야 했다. 구제역 세계 표준 연구소인 영국 퍼브라이트 연구소와 백신 제조사에도 메일을 여러 차례 보내고 국제전화로 백신 효능 등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했다. 결국 기존 백신을 맹신하던 정부는 신형 백신을 수입한 뒤 백신 효능을 전문가들과 검증하고 과태료 부과 기준을 개선해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보도를 통해 구제역 예방과 올바른 정책 수립을 위한 단초가 마련되길 바란다. 앞으로 구제역뿐 아니라 AI까지 더욱 끈질긴 후속 보도를 이어갈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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