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3년차 박 대통령 '불통' 벗을까

홍보수석 교체·비서실장 춘추관 방문
인적쇄신보다 대통령 소통 의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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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 이미지가 고착화된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맞아 언론과의 소통에 변화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두현 홍보수석 후임으로 각각 이병기 국가정보원장과 김성우 대통령 사회문화특보를 임명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국내 언론사와 단 한차례 인터뷰도 갖지 않았고 기자회견도 1년에 한 번, 지금까지 딱 두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언론과 거리를 둬왔다. 국민에게 국정을 투명하게 알려야할 의무가 있음에도 철저하게 비밀주의로 일관한 것이다. 


불통 문제는 지난해 청와대 ‘문건유출’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국정개입과 철통 보안 등을 중시하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 탓도 있지만 비서실장과 홍보수석 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부분도 크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취임 후 두 번째 신년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청와대를 출입하는 한 중견기자는 “대통령의 소통방식도 문제지만 홍보수석마저 기자들을 만나길 꺼린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자는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가게 되면 홍보수석 등은 기자들과 같은 숙소에 묵으면서 스킨십을 하는데, 윤두현 전 수석의 경우 공식 행사 외엔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며 “취재를 하려고 해도 원론적인 답변만 돌아오고 확인조차 안 된다”고 했다.


대통령의 소통 부재는 ‘인사 실패’에서 드러난다. 청와대가 검증절차를 밟지만 언론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낙마하는 경우가 과거보다 빈번해졌다. 과거엔 청와대 등이 인사 정보를 언론에 흘려 검증 절차를 거친데 비해 최근엔 ‘수첩 인사’로 일컬어진 ‘깜짝 인사’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방송사 보도국 고위간부는 “공식적인 브리핑 외에 쓸게 없다 보니 대부분 청와대 관련 기사가 엇비슷하다”며 “문제는 청와대나 언론이 서로에게 더 이상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런 분위기는 결코 대통령이나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그동안 누적된 ‘소통 부재’가 인적쇄신만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통령의 소통의지와 홍보방식에 대한 전면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의식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다른 청와대 출입 기자는 “지난 1일 이병기 비서실장의 춘추관 방문을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 전제)를 달 정도로 여전히 불필요한 제약을 많이 둔다”며 “청와대 변화를 이끌기 위해선 출입 기자들 역시 남발되는 오프 더 레코드 등에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청와대 출입기자 역시 청와대가 악용하는 오프 더 레코드나 엠바고(보도시점 유예) 등을 무조건 따를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는 부분을 제대로 파헤치고 들어가야지만 청와대의 잘못된 홍보방식이나 소통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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