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한 체제 MBC '김재철 사람들'

김장겸·김현종씨 임원 영전
지역MBC 낙하산 '내려꽂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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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대전MBC 사장(왼쪽)과 김장겸 보도본부장.

MBC 안광한 사장이 취임 2년차를 ‘돌려막기 인사’로 시작했다. 본사 임원들은 지역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김장겸 보도국장은 보도본부장에 영전되는 등 김재철 전 사장 체제 인사들이 주요 임원으로 승진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MBC 본사 및 관계사 이사 선임을 승인했다. 신임 등기이사로는 보도본부장에 김장겸 보도국장, 편성제작본부장에 김현종 경인지사장이 임명됐다.


이진숙 보도본부장은 대전MBC 사장에 선임됐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원주MBC 사장에는 김철진 편성제작본부장, 전주MBC 사장에는 원만식 예능본부장, 제주MBC 사장에는 김창옥 현 대전MBC 사장이 임명됐다.


이진숙 본부장의 대전MBC 사장 선임은 안광한 사장의 ‘견제구’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 사장은 방문진 이사회 보고에서 “(이 본부장이)경영 경험을 쌓을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해 사장후보 3배수에 오르며 차기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 본부장을 1년 만에 보도본부장에서 하차시킨 것은 사실상 좌천성이라는 분석이다.


내부에서는 간부들이 자리만 바꿨을 뿐 달라질 것은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세월호 보도 등 편파ㆍ왜곡보도 논란에 휩싸인 김장겸 보도국장은 4%대까지 추락한 시청률에도 보도본부장으로 영전됐다. 2011년 정치부장 당시 편향성 논란으로 2012년 파업의 도화선을 제공했지만 2013년 보도국장에 이어 본부장까지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보도국장에는 최기화 기획국장이 선임됐다.


김재철 사장 당시 ‘PD수첩’을 탄압하고 해체 작업에 앞장섰던 두 인물은 차례로 편성제작본부장을 꿰찼다. 김현종 지사장은 2011~2012년 ‘PD수첩’에 “정치적 편향성이 심해 탈색이 필요하다”며 비판적인 PD들을 솎아냈다.


본사 간부들의 지역MBC ‘낙하산’ 논란도 피할 수 없다. 대전MBC는 사장 임기가 1년여가 남았지만 이 본부장을 내려 보내면서 현 사장을 제주MBC로 발령 냈다. 지역MBC 노조 관계자들은 “(본사 간부들의) 과거 행적에 비춰 공영성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을지 우려스럽다”며 “지역사 경영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방송에 대한 이해나 발전전략을 갖고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는 “무엇을 위한 인사인지 목적을 알 수 없다. 그동안 비정상적인 뉴스의 문제점을 거듭 지적했는데 보도 책임자인 김장겸 국장을 승진시킨 것은 안 사장이 현 상태 유지를 원한다는 뜻”이라며 “결국 김재철 체제의 연장선이다. 공영방송사의 인사 시스템에서 외부 비판을 전혀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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