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미래혁신안' 나오자마자 뭇매

연봉제 도입 등 반발 거세
새노조 "사실상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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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공사 창립 42주년을 맞아 새 미션과 비전을 선포하면서 사실상 구조조정을 포함하는 혁신 방안을 노조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지난 2일 오후 여의도 본사에서 정치권과 정부관계자, 시청자위원 등 외빈 118명이 참석한 가운데 ‘KBS 미래혁신’ 방안을 공표했다. KBS는 먼저 ‘내부 조직 혁신과 효율화’를 선언하며 정년 연장에 따른 후속조치로 임금피크제를 연내 실시하고 호봉제 및 직급제 폐지와 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력구조를 개편하고 퇴출구조를 확대해 생산성 높은 조직을 만들고 성과급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비용구조 혁신’ 방안으로는 향후 5년간 인건비 포함 3000억원을 절감해 시청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KBS의 모든 조직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One KBS’ 경영을 추진해 지역국은 기능 조정 및 운영을 합리화하고 본사와 계열사의 시너지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KBS는 이 같은 내용을 포괄하는 새 미션 ‘가장 신뢰받는 창조적 미디어’와 새 비전 ‘TV를 넘어! 세계를 열광시킨다!’를 공표하기도 했다.


정치인 등 외부 인사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이 같은 새 비전과 혁신방안을 발표한 것은 수신료 인상에 대한 조대현 KBS 사장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연봉제 도입 등 민감한 내용들이 노조 등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표돼 내부 반발이 거세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성명을 내고 “말이 좋아 혁신과 효율화지 사실상 구조조정과 다를 바 없는 내용들”이라며 “조대현 사장은 공사창립 42주년을 맞아 KBS 미션·비전을 선포하는 자리에 무슨 저의로 이런 구조 조정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한단 말인가”라고 성토했다.


새노조는 “이번 이른바 ‘KBS 미래 혁신’ 방안을 조대현 사장의 일방적 구조조정 발표로 규정한다”면서 “KBS 구성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어떠한 도발에도 KBS노동조합을 비롯한 일방적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사내 제 단체와 연대해 의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KBS노동조합(1노조) 관계자도 “혁신 방안은 노조에 전혀 통보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내부가 상당히 격앙돼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와의 협의 없이 진행할 수 없는 세부적인 플랜을 사내 구성원들에게 어떤 언질도 없이 대외적으로 공표한 것을 ‘사기경영’으로 규정하고 강력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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