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권성민 PD 해고 "'충성경쟁'의 산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한국PD연합회 등 비판성명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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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한국PD연합회 등 언론계와 시민사회단체가 권성민 PD를 해고한 MBC 경영진을 강력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는 30일 성명을 내고 “사측은 끝까지 귀를 닫고 눈을 감았다”며 “‘독선’과 ‘아집’에 눈 먼 경영진은 역사에 남을 과오를 되돌릴 수 있었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 버렸다”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표현의 자유’라는 토양 위에서 존재 가치를 찾아야 할 ‘언론사’에서 ‘표현’을 트집 잡아 해고의 칼날을 휘두르는 퇴행과 반동에 양심 있는 언론인과 시민사회가 분노하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시대착오적 억압이자 밉보인 직원 개인에 대한 집요한 보복 징계, 힘 있는 자들의 일방통행식 인사권 남용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사측이 30일 낸 보도자료에서 2년 전 권 PD가 블로그에 올린 내용을 “용납할 수 없는 모독”이라고 비난한 것도 지적했다. 2012년 입사한 권 PD는 2년 전 자신의 블로그에 ‘언론인으로서 기능을 상실한 방송사의 예능은 마약일 뿐이다. 좋은 예능 PD가 되기 위해 MBC에 들어왔지, 마약제조업자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게재했다. 회사는 “동료들을 폄훼하고 MBC의 언론기능을 부정했다”며 “권 PD와 이를 두둔하는 노조와 매체, 외부세력들이 MBC를 정파성에 물든 마약공장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MBC본부는 사측에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거나 ‘제 발 저린’ 과민 반응일 뿐”이라며 “‘모독’ 운운하기 전에 언론 기능을 제대로 했는지 반성하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또 회사는 “노영방송과 특정정파의 가치를 추종하던 시절로 복귀하려는 시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MBC본부는 “사측은 이번에도 ‘정파’와 ‘노영’ 프레임을 전가의 보도처럼 들이댔다”며 “사측이 ‘시청자와 동고동락하며 웃음과 감동을 전했다’고 평가한 지난 반세기와 절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노영방송과 특정정파의 가치를 추종하던 시절’이 어떻게 다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23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MBC의 부당징계를 비판하며 권성민 PD의 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MBC는 이번 인사위원회에서 현직 노조 간부인 MBC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간사에 시스템 불법열람과 정보유출로 정직 3개월, 지난 2012년 파업 당시 정보 시스템 담당 부서에서 근무했던 담당자에게 인수인계 문제를 들며 감봉 1개월을 징계했다. 

 

MBC본부는 “만화 한번 그렸다고 일터에서 쫓아내는 이 광기에 대해 물러서지 않고 바로 잡을 것”이라며 “전임 사장의 비위 사실이 알려진 데 대한 사측의 엉뚱한 분풀이도, 노조 활동을 탄압하려는 근거 없는 엉터리 징계에 대해서도 책임을 끝까지 따져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PD연합회도 즉각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 언론사에서 만평을 그려서 ‘해고’된 최초의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MBC 경영진이 이처럼 비상식적인 ‘해고’를 결정한 것은 청와대를 향한 ‘충성경쟁’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한국PD연합회는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가는 지상파 예능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만평을 그린 것이 어떻게 해사행위이고 노영방송을 추구하는 것이란 말인가” 반문하며 “그동안 MBC 경영진은 자신들의 자리를 보전하는 대가로 끊임없이 희생양을 만들어냈다. 이번에는 입사 4년차 권성민 예능PD가 새로운 희생양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PD연합회는 “청와대에 분명히 경고한다”며 “방송을 자신들의 전유물로 여기지 마라. 민주주의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며 폭압을 행사하는 행위를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40여개 언론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도 30일 “언론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도 사라진 지상파 공영방송 MBC는 언론인들의 입과 귀를 틀어막는 거대한 수용소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이번 재심 결과는 언론인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과 사명을 내팽개치고 자신들의 자리만을 챙기려는 MBC 경영진의 과열 충성 경쟁이 빚어낸 희극”이라고 비판했다.

 

MBC공대위는 “MBC 경영진은 권력에 대한 철없는 충성 경쟁을 중단해야한다”며 “오랜 시간 구성원들과 국민들이 함께 만들어 온 공영방송의 역사를 지키고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상식과 합리, 이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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