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킬러 콘텐츠 발굴 급선무

[신문의 길을 묻는다] ④킬러 콘텐츠를 키워라
경비절감 등 쥐어짜기 한계
타 언론사 따라가기 급급
"종이신문 사고부터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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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는 올해 친환경유기농식품 자회사인 ‘올가니카’와 친환경소재기업 ‘헤럴드 에코켐’ 등 비미디어사업군의 매출 목표를 700억원으로 잡았다. 반면 종이신문 등 미디어사업군의 매출 목표는 680억원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비미디어사업군의 매출이 그동안 주력사업인 미디어사업군의 매출을 앞지르는 ‘원년’이 되는 셈이다.


한겨레는 작년 9월 예술영화 수입·배급사인 ‘씨네룩스’를 설립했다. 예술영화 시장이 비즈니스 모델로서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문산업이 갈수록 위축되면서 타 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타 사가 근접할 수 없는 콘텐츠나 사업 등으로 신문 산업 위기의 파고를 헤쳐 나간다는 구상인데, 대부분 신문사들이 이런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자기 체형에 맞는 킬러 콘텐츠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런 고민은 규모가 작은 신문사일수록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각 종합편성채널(종편) 1대 주주인 동아일보, 매일경제,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가파르게 추락하는 종이신문 매출을 종편 등을 통해 보완하고 있지만, 그 외에 신문사들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신문매출을 좌우하는 광고수입과 부가사업 및 기타 사업수익 등이 해가 갈수록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구독률마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신문사 입장에선 ‘사면초가’다.


▲신문산업이 위축되면서 ‘킬러 콘텐츠’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헤럴드경제는 올해 환경유기농식품 자회사인 ‘올가니카’와 친환경소재기업 ‘헤럴드 에코켐’(사진) 등 비미디어 사업군의 매출이 미디어사업군의 매출을 앞설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헤럴드경제)

언론진흥재단이 최근 조사 발표한 ‘신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3년 신문산업 전체 매출액은 3조5431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광고수입은 1조9825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56.0%)을 차지했고, 이어 부가사업 및 기타사업 수입(분양 및 임대수입, 문화사업 등) 8632억원(24.4%), 종이신문 판매수입 5844억원(16.5%), 인터넷신문 광고수입 1666억원(4.7%), 인터넷상의 콘텐츠 유료판매 및 재판매수입 1129억원(3.2%) 등이 뒤이었다.


더구나 인건비, 퇴직금 적립금 등 고정비용이 매년 올라가기 때문에 매출 역시 최소 3~4% 이상 상승해야 지출과 수입이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상황이지만 여의치 않고, 통상임금 등이 적용됨에 따라 이런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요 신문사들은 경비절감에 나서거나 ‘이삭줍기’식으로 타 사가 하는 사업 중 자사가 하지 못하는 사업을 검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규모가 작은 매체일수록 신규 사업 발굴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자본력이 부족한 탓에 신규 사업모델 발굴이 어렵고, 설사 찾더라도 대부분 진입장벽이 낮은 서비스업종이다 보니 타 사가 금방 따라 하기 쉬운 구조다.


새로운 수익모델을 고민하기보다는 타 사가 일정 궤도에 올려놓은 사업모델을 쫓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모험보다는 위험부담이 적은 ‘2등 전략’을 통해 ‘안정’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미투(Me Too) 전략’이 신문 산업의 공멸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온라인 뉴스 유료화’인데, 신문사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통해 전략을 수립했지만 차이점을 찾기 힘든 실정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 신문사들이 PDF초판(가판) 사업에 목을 매고 있다. 하지만 PDF 초판 서비스의 경우 B2C(개인고객)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채 시장에 공급자만 넘치다 보니 그 부담이 기업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각 사가 매년 주최하는 포럼 역시 마찬가지다. 광고 수주가 힘들어지면서 기업 협찬 등을 늘리기 위한 방안인데, 유사한 포럼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기업들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시장을 놓고 신문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부담은 기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신문의 신뢰도를 스스로 갉아먹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자사 체형에 맞는 ‘킬러 콘텐츠’를 발굴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신문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실제로 일본 니케이신문은 2013년 온라인 유료독자를 30만명까지 늘리면서 실적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는데, 신문의 신뢰도가 밑바탕에 깔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미국이나 일본 신문의 경우 주민 밀착형 소식을 매일 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한발 더 나아가 교육사업 등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키고 있다.


한 신문사 고위 간부는 “메이저신문과 달리 마이너지는 모바일사업에 집중하고 싶어도 실패할 경우 조직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최진순 한국경제 기자는 “디지털미디어 시대에 신문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본이나 미국처럼 지역밀착형 콘텐츠를 통해 먼저 독자와의 관계를 증진시켜 영향력을 확대하고 나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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