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삼성, 화학·방산산업 한화에 판다' 호평 이어져

제29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경기일보 '인권침해·비리 백화점 향림원' 지역언론 역할과 강점 살린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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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문에 걸쳐 무려 66편이 출품됐다. 세월호 관련 보도를 한데 묶어 심사한 제286회(일반응모작 포함 67편)를 제외하면 올 들어 가장 많았다. 예년에도 후반으로 갈수록 출품작 수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최근 심사에서 “‘관심의 사각’을 두드리고 ‘보도 그 이후’를 되짚어 캐낸”(제290회 심사평) 기사들이 호평을 받은 것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출품작들이 다룬 주제도 폭넓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의 사각지대를 놓치지 않고 끈질기게 문제를 파헤치는 노력이 두드러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딱 떨어지는 특종이나 보도 직후 크게 주목 받은 기사는 많지 않았다. 예심과 추가 심사를 거쳐 16편이 본심에 올랐으나 수상작은 6편에 그쳤다. 특히 취재보도1 부문과 지역취재보도 부문은 출품작이 각각 18편, 19편에 달했으나 각 1편씩만 수상작으로 선정돼 아쉬움을 남겼다. 


이달(11월)에 보도된 기사를 대상으로 하는 출품 기준에 맞지 않거나 기사의 질과 반향에 비해 공적을 지나치게 부풀려 써낸 기사도 여럿 눈에 띄었다. 공정한 심사를 통해 ‘이달의 기자상’의 권위가 명실상부하게 유지되도록 하려면 지양해야 할 일이다. 


이달에 가장 호평을 받은 분야는 경제보도 부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의 ‘삼성, 화학·방산사업 한화에 판다’는 경제 부문에서 모처럼 딱 떨어지는 특종 기사였다. 시간차 특종이라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반론도 일부 있었지만, 파장이 워낙 큰 사안인데다 다른 매체들도 실마리 정보는 파악했으나 확인 취재가 쉽지 않아 보도하지 못한 점 등을 감안하면 상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견해가 앞섰다. 조선경제i의 ‘예산 돋보기 시리즈 40회 기획’은 40회에 걸쳐 방대한 분량의 정부 예산안에 말 그대로 ‘돋보기를 들이대’ 문제점을 조목조목 파헤친 것은 전례 없는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인터넷에만 게재되고 종이신문에는 반영되지 않아 파급력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왔다.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한겨레의 ‘서울대 교수 인턴 여학생 성추행 혐의’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회면에 2단 톱으로 다소 작게 다뤄졌으나 가해자가 학계는 물론 대중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인물인데다 보도 이후 다른 피해자들의 고발이 이어지면서 가해자가 구속기소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컸다. 최근 대학과 정·관계 등 각 분야에서 성추문이 잇따르고 있는데, 과거보다 발생이 늘었다기보다는 그동안 감춰져 온 추문이 언론 보도 등으로 뒤늦게 드러난 측면이 큰 만큼 경각심을 주는 효과도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인 영남일보의 ‘비리로 얼룩진 청년창업’은 극심한 청년취업난을 해소하는 한 방편으로 창업 지원이 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예산이 허투루 쓰여지는 ‘관심의 사각’을 예리하게 포착한 수작이다.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후속 보도를 통해 대구시 감사를 끌어내고, 경북 지역의 판박이 실태까지 밝힌 점도 호평을 받았다. 대구·경북만의 문제가 아닐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지역을 넓혀 후속 보도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수상작인 경기일보의 ‘인권침해·비리백화점, 사회복지법인 향림원’은 지역언론의 역할과 강점을 잘 보여준 보도였다. 규모는 작지만 이사장 일가의 족벌운영, 인권유린, 공금횡령 등 실상은 악명 높은 형제복지원과 다를 바 없는 지역 복지시설의 문제점을 충실히 취재해 고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단을 파견했으나 시설측의 협박으로 피해자들이 진정을 취하하는 바람에 그대로 묻힐 뻔했던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지역기획보도 방송 부문은 KBS강릉의 ‘시사기획 창-중국, 동해를 삼키다’가 수상했다. 그동안 서해의 중국 어선 불법조업으로 인한 피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았던 동해의 피해 실태를 충실하게 짚은 기획물이다. 북한해역에서 중국 어선들의 오징어 싹쓸이로 동해 어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지만, 꼼꼼한 현장취재를 통해 ‘생생한 그림’을 보여줌으로써 이 문제를 이슈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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