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인턴 여학생 성추행 혐의

제291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부문 / 한겨레신문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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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서영지 기자

‘서울대 교수 인턴 여학생 성추행 사건’은 단순한 성추행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이 사건은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교수와 학생들 간의 ‘갑을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든 상징적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도 뒤 다른 학교의 비슷한 문제가 잇따라 불거졌고, 교육부에서는 성추행 등을 저지른 교수를 의원면직하지 않도록 학칙을 개정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취재는 지난 11월 초 ‘서울대 교수가 국제학술대회 때 여성 인턴을 심하게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 뒤 며칠 동안 경찰과 검찰,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회, 해당 교수를 만나거나 인터뷰하면서 사실을 하나씩 모아갔습니다. 수사기관에서는 민감한 사항이라며 사실 확인을 꺼려했지만, 주말 동안 이어진 취재를 통해 사실관계를 하나하나 확보해 나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첫 보도가 나간 뒤 서울대 학내게시판에는 “나도 피해를 당했다”고 얘기하는 학생들의 글이 이어졌습니다. 학생들은 그동안 교수의 지위 등의 이유로 이 사실을 외부로 알리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 뒤 ‘‘천재 수학자’는 어떻게 ‘성추행범’이 되었나’ 등 10여 차례가 넘는 지속적인 보도를 통해 이 문제를 공론화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결국 해당 교수는 지난 2008년부터 6년여에 걸쳐 여학생 9명을 성추행하고, 8명에게는 성적 괴롭힘에 해당하는 문자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낸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이 사건이 보도되고, 서울대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의무화하고, 교육부에서 교수를 의원면직하지 않도록 학칙을 개정하라고 권고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사건은 진행 중인 만큼 이 사안에 대해 관심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이 기사가 보도될 때까지 정말 큰 힘을 주신 사회부장과 사건데스크, 그리고 캡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24시팀 선배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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